[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국내 타이어업체들이 중남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수 시장 자체가 커지고 있는 데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공장 신ㆍ증축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최근 브라질 내 상파울로 지점을 법인으로 승격시키기 위한 마무리 작업에 들어갔다. 한국타이어는 중남미에서 멕시코와 콜롬비아 법인을 운영 중이다.
멕시코 지사를 법인으로 바꾼 지 불과 1년여만에 중남미 법인을 추가로 늘린 것은 브라질과 멕시코를 중심으로 한 중남미 시장이 최근 2~3년새 글로벌 기업들의 자동차 생산지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타이어는 상파울로 법인 설립에 이어 중남미본부를 멕시코로 이전하는 계획까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타이어의 멕시코법인 매출이 2012년 270억원에서 지난해 690억원으로 늘어난 데다 올해 1분기에 이미 165억원을 올리는 등 매 분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여기에 2013년 12만여개의 타이어를 보관할 수 있는 창고를 건설하며 중남미 시장의 교두보 역할을 맡고 있다.
실제 멕시코만 하더라도 저렴한 인건비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에 따른 무관세 수출로 생산 여건이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에는 연간 322만대를 생산, 자동차 생산 7위에 오르며 브라질을 제치고 중남미 최대 자동차 생산국에 올랐다. 제너럴모터스(GM), 토요타, 폭스바겐, 닛산 등 글로벌 업체들이 현지에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경쟁사인 금호타이어 역시 멕시코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지사 형태로 운영하던 멕시코 사업장을 법인으로 승격, 내달부터 중남미 사업 총괄을 맡기기로 했다.
금호타이어가 중남미에 법인을 설립하는 것은 멕시코 시장이 최초다. 그동안 멕시코를 비롯해 일부 중남미 국가에서 지사 형태로 사업을 운영했지만 최근 몇 년새 멕시코 시장 규모가 커진 점을 감안, 본격적인 판매망 관리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금호타이어의 중남미 실적이 매년 떨어지고 있는 점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2013년 금호타이어가 중남미에서 거둬들인 매출은 2967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8%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2270억원으로 6.6%대로 떨어진 데 이어 올 1분기에는 6%를 겨우 넘겼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시장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금호타이어 역시 점유율을 꾸준히 늘려야한다는 내부 의견이 이어졌다"며 "해외법인과 지사를 중심으로 한 판매력 강화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넥센타이어 역시 브라질과 콜롬비아에서 사업망을 구축한 데 이어 멕시코 시장 진출을 고민하고 있다"며 "세계 자동차 시장 변화에 맞는 국내 타이어업체들의 중남미 진출은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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