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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지배구조, 올핸 등급발표 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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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지배구조원, 내달 보고서 발표
금융사 일제 반발하자 일단 모범사례만 공개키로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금융당국이 금융회사의 지배구조를 등급화하는 대신 모범 사례만 공개하기로 했다. 지배구조 등급이 경영권에 대한 지나친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업계의 우려를 받아들인 것이다. 하지만 투명성을 강화한다는 당초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은행ㆍ보험사ㆍ카드사 등 100여개 금융사로부터 제출받은 지배구조 연차보고서 분석 결과를 다음 달 공개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배구조 연차보고서의 분석 작업이 마무리 중"이라며 "시행 첫해인 올해는 모범 사례만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차보고서는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해 금융 당국이 올해 시행한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에 의거해 최고경영자(CEO), 사외이사 선임 과정과 자격요건 등을 상세히 담아 공시토록 한 보고서다. 애초 금융당국은 이 보고서를 토대로 지배구조 투명성을 등급화해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계획을 바꿨다. 금융사들의 반발이 컸기 때문이다.


그동안 금융사들은 제출한 지배구조 연차보고서가 동반성장위원회의 '동반성장지수'처럼 등급화되는 것에 대해 마뜩찮은 반응이었다. 등급이 낮을 경우 지배구조가 불투명한 것으로 비칠 것을 우려한 것이다. 실제로 지배구조 분석기관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상장기업 지배구조를 매년 7개 등급으로 분류해 발표하고 있다. 이에 금융사들은 금융당국이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분석 작업을 맡긴 배경에 대해 결국 등급화를 염두해둔 조치로 받아들였다. 특히 정부 지분이 있거나 비금융권의 사외이사 비중이 높은 금융사들의 반발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배구조 투명성이 또 다른 정부 규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반발을 고려해 등급으로 나눠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모범사례만 공개해서는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내놓는다. 금융사들의 요구에 후퇴할 경우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당국의 의지도 퇴색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나라 금융사들은 오너가 없는데다 일부의 경우 투명하지 못한 지배구조로 경영권이 흔들리면서 소비자 피해를 양산하곤 한다"며 "등급화 없는 보고서는 반쪽짜리 개혁"이라고 꼬집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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