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지뢰 도발]우리 장병 2명 당했다

북한의 목함지뢰 매설 의도와 관련, 탈북자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한 보복 또는 이번 달 실시되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방해하거나 도발 주체를 놓고 남남 갈등을 유도할 목적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경기도 파주 인근 비무장지대(DMZ)에서 폭발물이 터져 부사관 2명이 크게 다친 사고 원인은 북한이 최근 설치한 '목함지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 4일 사고가 발생한 지점은 북한 비무장지대 소초(GP)에서 남쪽으로 930m, MDL로부터 남쪽으로 440m, 우리 군 일반전초 (GOP)로부터 북쪽으로 2㎞ 지점이다. 북한군이 DMZ 안의 MDL을 440m나 남쪽으로 넘어와 목함지뢰를 매설한 것이다.

목함지뢰는 사고당일 오전 7시35분과 40분에 GP 인근 추진철책의 통문 하단 지점에서 각각 폭발했다. 당시 김모(23) 하사가 통문을 먼저 통과했고 하모(21) 하사가 두 번째로 통과하다가 지뢰를 밟아 우측 무릎 위, 좌측 무릎 아래 다리가 절단됐다. 김 하사는 사고를 당한 하 하사를 통문 밖으로 끌고 나오다가 자신도 통문 남쪽에 묻힌 지뢰를 밟아 우측 발목이 절단됐다.

합조단은 폭발한 지뢰가 수거한 철재 잔해물이 녹슬거나 부식되지 않은 점 등으로 미뤄볼때 호우에 떠내려왔을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판단했다. 국방부 전비태세검열단 부단장 안영호 준장은 "수거한 철재 잔해물이 녹슬거나 부식된 것이 없고 소나무로 만든 목함 파편에도 부식 흔적이 없을뿐더러 강한 송진 냄새가 난다"면서 "오래전에 매설됐던 것이 아니라 최근에 매설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목함지뢰 매설 의도와 관련, 탈북자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한 보복 또는 이번 달 실시되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방해하거나 도발 주체를 놓고 남남 갈등을 유도할 목적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이번 사고에서 아쉬운 점은 북한군이 작년 말부터 MDL 근처에 지뢰를 매설하는 등 특이 동향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조금만 더 적 동향 관찰에 신경을 썼다면 불의의 사고를 사전에 막을 수도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 GP와 우리측 추진철책 사이의 구역은 감시하는 데 불안전한 상황이 많다"면서 "24시간 완벽한 통제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해명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