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정전협정을 심각하게 위반하면서 북한군은 비무장지대(DMZ) 안의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와 목함지뢰를 왜 매설했을까. 이를두고 군사전문가들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일선부대에 '실전적인 훈련'을 강요하다보니 북한군 최전방 부대에서 '보여주기식 충성경쟁'을 벌였고, 이것이 DMZ에서 새로운 형태의 도발로 이어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10일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북한군은 파주 인근 DMZ 안의 MDL을 440m나 남쪽으로 넘어와 추진철책 통문 북쪽에 2발, 남쪽에 1발을 각각 매설하고 돌아가는 대담한 행동을 보였다.
북한은 1966년~1967년에도 DMZ 보급로 상에 지뢰를 묻어 우리 군이 여섯 차례나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이 DMZ를 제 집처럼 휘젓고 다니면서 지뢰를매설한 행위는 정전협정을 중대하게 위반했다는 지적이다.
북한군은 MDL 우리측 지역에서 낮에는 DMZ 내에 굴을 파고 은신해 있다가 밤에는 작전을 펼치는 방식을 펼치고 있다. 북한군이 MDL을 상습적으로 넘어오고 있는 것은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서다. 민간인통제선 북쪽에 있는 GOP는 주력 부대의 전방에서 적을 관측하거나 적의 기습으로부터 아군을 보호하는 부대나 진지를 말한다. GP는 비무장지대(DMZ) 안에 벙커 형태로 설치된 소초이다. GP는 우리 군이 60여 개, 북한군은 200여 개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북한군 3명이 DMZ 내에 있는 GP(소초)에서 600m 떨어진 추진철책으로 접근해 우리측이 설치한 '귀순 유도벨'을 뜯어간 사건도 발생했다. 당시 귀순 유도벨 주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북한군 3명이 귀순 유도벨을뜯어 북으로 도주한 장면이 찍혀 있다고 군 소식통은 전했다. 유엔군사령부는 사건 다음 날 DMZ 내에서 북한군의 적대행위 중지를 촉구하는 전화통지문을 북한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군 소식통은 "GP 추진철책 전방에서 적을 차단하고 조치했기 때문에경계 실패는 아니다"면서 "DMZ 전 지역을 특별점검했고 국방부 국방전비태세검열단을 파견해 감시 및 경계태세를 일제히 점검했다"고 말했다. 군은 지난 2012년 10월 북한군의 '노크 귀순' 사건 이후 북한 군인의 안전한 귀순을 유도하기 위해 DMZ 내 수십 곳에 귀순 유도벨을 설치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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