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가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에 대한 응징대책으로 대북 확성기(대형 스피커) 방송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10일 국방부에 따르면 대북 확성기 방송은 지난 2004년 6월 남북 합의로 중지되어 방송 시설이 철거됐지만 천안함 피격사건에 따른 5ㆍ24조치로 재개 방침이 세워졌다. 이후 군사분계선(MDL) 지역 11개 소에 확성기 방송 시설을 설치했으나 실제 방송은 북한의 태도를 봐가며 시행키로 하고 유보 중이었다. 그러나 군은 북한이 목함지뢰로 도발한 파주지역에 한정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10개 지역에서 전면적으로 언제 방송을 재개할지는 계획이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확성기 방송과 전단지, '자유의 소리'라는 FM 방송은 우리 군의 대표적인 대북 심리전 수단이다. 이 가운데 확성기 방송의 위력은 대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외부 세계의 소식을 매일 최전선 북한군 부대와 마을을대상으로 전파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확성기 방송으로 "인민군 여러분, 오늘 오후에 비가 오니 빨래 걷으세요"라는 내용으로 일기예보를 하면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북한군 부대에서 실제 빨래를 걷었다고 한다.
북한은 확성기 방송의 위력 때문에 남북장성급회담 등을 통해 철거를 집요하게 요구했다. 확성기 방송이 한 밤 중 개성지역까지 들린다며 중단을 요구해 결국 남북은 2004년 6월 장성급회담에서 중단키로 합의한 바 있다. 한 시설에 대형 스피커 수십 개를 모아 만든 확성기 방송은 출력을 최대화할 때야간에 약 24km, 주간에는 약 10여km 거리에서도 방송 내용을 들을 수 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