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 격려 덕분에 1군 복귀 기다리며 재활 전념"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위암을 딛고 일어선 외야수.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정현석(31)이 부활했다.
정현석은 9일 대전에서 열린 롯데와의 홈경기에 5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안타를 치지는 못했지만 존재만으로도 동료들에게는 힘이 됐다. 그는 지난 5일 팀에 합류한 이후 다섯 경기에서 20타수 8안타 2타점, 타율 0.400(8월10일 현재)을 기록하고 있다.
정현석은 지난해 12월12일 위암 진단을 받은 뒤 치료와 재활, 훈련을 거쳐 344일 만에 그라운드 나섰다. 뼈를 깎는 고통의 시간이었지만 돌아온 그는 그만큼 더 강해져 있었다. 정현석은 “편하게 미련 없이 했기 때문에 무난히 적응한 것 같다. 아예 그만 둘 수도 있었지만, 나에게는 새로운 기회였다. 뛰는 것 자체로도 행복하다”고 했다.
그의 몸 상태를 걱정하는 팬이 많다. 정현석은 “회복 속도가 빠른 편이다. 맵고, 달고, 짠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는 편이지만, 병원에서도 특정 음식을 못 먹게 하진 않는다”며 컨디션에는 이상이 없다고 한다. 포스트시즌에 나가기 위해 악전고투하는 팀 입장에서 정현석의 복귀는 가뭄에 단비와도 같다. 시즌 타율 0.270(8위)에 머문 답답한 한화 타선도 숨통이 트였다.
정현석의 활약은 야구에 대한 간절함으로부터 나온다. 팀을 떠나 있는 동안에도 1군 복귀만을 생각하며 재활에 전념했다. 8개월 전, 일본 오키나와에서 마무리훈련을 할 때 ‘(타격을)상체만 갖고 한다. 하체 먼저 잡고 하라’는 김성근 감독(73)의 가르침도 잊지 않았다. 김 감독은 “8개월 만에 돌아왔는데 그 폼을 그대로 유지하더라”며 대견해했다. 정현석은 “체력훈련을 4월부터, 기술훈련을 5월부터 했다. 기술 훈련하면서 감독님이 말씀하신 부분이 생각났다”고 했다.
아내 김미혜(31)씨를 비롯한 가족들은 그가 재기하는 데 버팀목이 돼주었다. 정현석은 “아내는 결과가 좋든 안 좋든 즐거운 마음으로 뛰었으면 좋겠다고 한다”고 했다. 타팀 선수들이나 코치들의 애정도 각별하다. 9일 경기 전에는 장종훈 롯데 타격코치(47)가 정현석을 찾았다. 정현석은 “많은 격려와 사랑 덕분에 빨리 복귀할 수 있었다.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더 좋은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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