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지난 4년 연평균 수출증가율 1%대…올해 -6.3%까지 떨어져
"소비재 수출비중 늘리고 FTA·한류 활용해야"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수출증가율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1%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역시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어 새로운 수출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6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내놓은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활성화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수출증가율은 2011~2014년 연평균 1.3%로 우리나라 전체 수출증가율(5.6%)을 크게 밑돌았다. 올해 들어서는 5월까지(누적 기준) 전년 동기대비 -6.3%로 감소 추세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 가운데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9년 21.1%에서 지난해 18%로 하락했다. 올해는 5월 기준 17.7%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대한상의는 중소기업이 교역환경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부진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재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세계 교역구조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 세계 시장의 가공단계별 수입금액 비중을 보면 가공무역과 관련된 중간재 비중은 2011년 63.3%를 고점으로 하락하고 있다. 자본재 비중도 16%선에서 정체되고 있는 반면 소비재 수입은 꾸준히 늘고 있다.
대한상의는 "과거에는 신흥국은 생산, 선진국은 소비라는 국제분업구조가 형성됐지만 최근에는 국가 간 기술격차가 줄고 신흥국의 소득이 늘고 있다"며 "신흥국에서는 중간재, 자본재 수입을 줄여 자체 생산하는 대신 소비재 수입은 늘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실제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가공무역 비중은 2005년 41.5%에서 지난해 26.8%로 크게 하락했다.
국내 중소기업의 수출을 떠받쳐온 가격경쟁력도 엔저 영향으로 떨어지고 있다. 코트라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출제품의 가격경쟁력지수는 2011년 52.7에서 지난해 48.3, 올 상반기 47.4로 지속 하락하고 있다. 기준치(50) 보다 낮다. 가격만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버티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한상의 자문위원인 최성호 경기대 교수는 "세계교역 침체와 엔저 등 대외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전통적인 수출지원 수단 만으로는 중소기업 수출 활성화에 한계가 있다"며 "해외 내수시장을 직접 공략하고 시장개척 경로를 다변화하는 등 지원정책 패러다임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한상의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한 이른바 O2O(Online to Offline) 마케팅을 활성화해 해외 현지시장을 직접 공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O2O 마케팅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유기적인 연계를 통해 소비자의 구매를 촉진하는 마케팅 전략을 말한다. 대한상의는 "국내 중소기업 제품이 미국 아마존이나 중국 알리바바 등 글로벌 온라인 쇼핑몰에 입점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며 "해외에 설치된 중소기업 제품전용매장과 현지 온라인 유통망을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자유무역협정(FTA)로 넓어진 경제영토에 대응해 수출유망품목을 적극 발굴, 전략적으로 시장에 진출할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중국 내수시장의 경우 한류 확산 등의 영향으로 소비재 품목이 유망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관세율 인하 효과가 큰 생활용품·뷰티·가전·식품 분야들이 적극 진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류를 활용해 중소기업 제품을 해외시장에 적극 진출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전수봉 경제조사본부장은 "최근 중소기업의 수출 부진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여서 장기화 될 수 있다"며 "중소기업은 소비재 제품의 고부가가치화로 비가격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정부는 경제환경 변화에 맞춘 정책설계를 통해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물꼬를 터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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