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27일~8월3일 SNS 데이터조사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본격적으로 전개된 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롯데 그룹과 오너 일가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아시아경제가 빅데이터 전문기업 코난테크놀로지에 의뢰해 SNS에서의 '롯데'에 대한 지난 일주일(7월27일~8월3일)간 언급량을 조사한 결과 총 9만7729건이 거론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같은 기간 긍정과 부정을 판별할 수 있는 SNS 상의 언급 5만492건을 분석해보니 부정적인 내용은 매일 약 2000건이 지속적으로 생산되고 있는 반면 긍정적인 내용은 지난달 27일 7371건에서 이달 3일 2028건으로 곤두박질쳤다. 내용은 '롯데의 개판 싸움', '돈 전쟁', '막장 일일 드라마'등이 주를 이뤘다. 국민의 삶과 유리된 재벌가의 경영권 다툼에 네티즌의 반감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롯데' 라는 브랜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예를 들어 롯데백화점의 경우 같은 기간 긍정적인 내용의 언급이 621건에서 217건으로 약 65% 감소했다. 롯데자이언츠 구단, 롯데시네마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아직까지는 브랜드에 불매운동 등 부정적인 여론이 반영되고 있지는 않지만 긍정 반응이 줄어드는 역효과가 진행되는 추세다.
또한 이번 사태의 당사자인 신격호, 신동주, 신동빈 등이 언급된 SNS를 들여다봐도 세 사람 모두 같은 기간 부정적인 내용의 언급이 65% 가량이었고 긍정적인 내용은 20% 남짓에 불과했다. 게다가 신격호 총괄회장의 경우 육성 공개와 동영상이 나온 이후 부정적인 반응이 더욱 증가했다. 신 총괄회장에 대한 부정적인 언급은 지난 1일 260건에서 동영상이 공개된 지난 2일 405건으로 증가했고 3일에는 511건까지 치솟았다. 건강 이상설과 함께 결국 오너의 황제식 경영이 이번 사태를 가져왔다는 인식 등이 확산된 결과로 보인다.
국내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공세에 나선 신동주 전 부회장도 지난달 27일까지는 부정적인 내용의 SNS 언급이 거의 없다가 30일에는 405건으로 급증했다. 일본어 인터뷰 논란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신동빈 회장 역시 창업주인 아버지의 뜻을 거슬렀다는 인식이 확산된 지난달 31일 부정적인 내용의 언급량이 441건으로 가장 많았다. 결국 아버지와 아들, 형제간 공방이 이어지면서 롯데 오너가에 대한 이미지가 악화되는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이번 사태로 인해 롯데가 일본 기업이 아니냐는 부정적인 인식도 퍼졌다. '롯데'와 '일본'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SNS에서의 언급은 지난달 29일 1024건에서 이달 2일 1716건으로 증가했다. 이중 긍정적인 내용은 320건에서 219건으로 소폭 감소한 반면 부정적인 내용은 339건에서 951건으로 세 배 가까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30일부터 신 전 부회장의 인터뷰가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실린 데 이어 방송사와의 일본어 인터뷰가 전파를 타 한국말을 전혀 못하는 오너 2세에 대한 반감이 네티즌의 롯데에 대한 반일 감정을 자극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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