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안컵 1차전…태극전사, 2-0으로 중국 완파 수훈갑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유망주가 아닌 붙박이 국가대표…."
손흥민(23·레버쿠젠)의 경쟁자가 나타났다. 축구대표팀 측면 공격수 이종호(23·전남). 국가대표 데뷔경기에서 득점까지 기록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에이스를 상징하는 10번을 물려받고 간판 대표선수가 되기 위한 출발선에 섰다.
이종호는 2일 중국 우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중국과의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 선수권대회(EAFF 동아시안컵) 경기에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장, 89분을 뛰며 2-0 승리에 기여했다. 김승대(24·포항)의 선제골로 1-0으로 앞서가던 후반 12분 쐐기 골을 넣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이재성(23·전북)과 김승대를 거쳐 벌칙구역 안으로 넘어온 공을 오른발로 살짝 들어올려 달려들던 중국 골키퍼 왕 다레이(26·산둥 루넝)를 제친 뒤 오른발로 차 넣었다. 골대 앞에서 침착했고, 순간 동작은 창의적이었으며 마무리는 정확했다. 그는 "꿈꾸던 대표팀 경기에 선발로 나가 골까지 넣었다. 잊을 수 없는 경기"라고 했다.
대표팀에서 10번은 간판 공격수들이 주로 사용한다. 이종호는 전남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약하지만 국가대표 팀에서는 측면 공격을 책임진다. 골대 앞에서 공중 볼을 다투고 상대 수비와 경합하는 타깃형 스트라이커 김신욱(27·울산)과 이정협(24·상주)을 대신해 2선을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득점 기회를 만드는 골잡이 임무를 맡았다. 발이 빠르고 돌파력이 좋아 골대로 침투하는 능력을 울리 슈틸리케 감독(61)이 높이 샀다. 지난달 29일 국내에서 열린 서울 이랜드 FC와의 친선경기에서도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슈틸리케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대표팀 왼쪽 측면은 독일에서 뛰는 손흥민의 자리다. 강한 경쟁 상대가 버티고 있는 만큼 이종호는 득점과 도움 등 공격 포인트로 팀 승리에 일조해야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고 믿는다. "소속팀이든 대표팀이든 역할은 같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2011년 전남에서 프로에 데뷔한 이종호는 입단 이듬해부터 매 시즌 서른 경기 이상씩 뛰며 주축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시즌에는 정규리그 열 골을 넣어 득점 순위 공동 4위를 했다. 올 시즌도 여섯 골과 도움 두 개로 득점 공동 4위를 달린다. 국가대표는 처음이지만 연령별 대표 경력은 풍부하다. 2009년 나이지리아에서 열린 17세 이하(U-17) 월드컵(8강 진출)에 나갔고, U-20 대표팀을 거쳐 지난해 U-23 선수들이 출전한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두 골을 넣어 금메달을 획득에 수훈을 세웠다.
이용재(24·나가사키), 이재성 등 아시안게임에 함께 출전했던 동료들이 대표팀에서 두각을 나타내자 그의 경쟁심도 달아올랐다. 목표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이종호는 "동아시안컵이 내게 큰 기회다. 다음 소집 때도 승선해 유럽 소속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실력을 증명하고 싶다"고 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