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강달러 부담, 중국 수요 부진에 따른 과잉 공급으로 급락한 원자재 가격이 8월에도 반등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손재현 KDB대우증권 연구원 1일 "주요 상품 가격이 일제히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7월 CRB 지수는 한달동안 10%나 하락했다"며 "강달러 부담에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수급 펀더멘털이 이중고로 작용하고 있고, 상품 시장 전반적으로 시장을 이탈하는 움직임이 가속화되면서 과도할 정도로 낙폭이 확대되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CRB지수는 9개 주요 국제상품 가격을 종합한 지수다. 7월 국제유가는 두자릿수 하락을 기록했다. 금·은과 같은 귀금속, 구리 등의 비철금속도 직전의 하락세가 가속화됐다. 곡물 가격 역시 6월의 상승세를 연장하지 못하고 큰 폭으로 하락했다.
손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이 같은 흐름을 극적으로 반전시킬 재료가 부재하다"며 "연내 미국 금리인상이 예정되면서 당분간 상품 시장은 강달러 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0년대 중반 슈퍼 사이클 국면에서 급증했던 공급 투자가 현재의 공급 증가로 나타나는 가운데 중국 수요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면서 과잉 공급에 대한 우려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고 짚었다. 슈퍼 사이클은 원자재 등 상품시장 가격이 장기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를 뜻한다.
원자재 가격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변동성 측면에서는 7월보다는 안정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손 연구원은 "원유, 구리 등 주요한 산업원자재 가격이 공급의 지속성을 보장하기 힘든 수준까지 하락했기 때문에 하락의 기울기는 7월보다 완만해질 전망"이라며 "국제유가(WTI)는 전저점을 하회하는 수준까지 낙폭이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그는 "7월말 톤당 5200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는 구리 가격은 5000달러 근방에서 높은 하방 경직성을 예상하고, 금 가격은 부진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지만 단번에 1000달러를 하회하기는 힘들며 1000~1050달러 선에서 8월을 마감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곡물 가격은 아직은 공급 전망이 우호적이라 이상 기후에 따른 작황 차질 요인이 부각되지 않는 한 탄력적인 반등을 기대하기 힘들 전망이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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