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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을 심어보라…4000배는 '시간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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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몬스터]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


주식은 사고파는 게임 아닌 '기업과 동행하며 성과 공유하는 것'
10년은 보유해야 진짜 수익 거둘 수 있어
고향 산 이름 딴 '덕유산의 현인'으로 불렸으면

주식을 심어보라…4000배는 '시간의 작품' '주식농부'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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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지난 1997년. 교보증권에서 노른자위 영업점으로 꼽히는 압구정지점의 박영옥 점장(스마트인컴 대표). 37세 젊은 나이에 증권업계의 꽃으로 불리는 점장 자리에 올랐다. 영업실적도 최고였다. 더 이상 부러울 게 없었다. 인생의 화려한 순간이 영원할 것 같았다. 기쁨도 잠시였다. 채 1년도 되지 않아 외환위기가 터졌다. 그가 투자했던 주식들이 폭락했다. 포기하고도 싶었다. 그 순간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공장생활과 신문팔이를 거쳐 어렵게 대학에 입학해 이 자리에 오르던 순간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그는 다시 일어났다. 고객들의 손실부터 갚기로 마음을 먹었다. 박 대표는 "어머니 집을 팔아 깡통계좌가 된 고객의 손실을 보전했다"며 "4개월간 누나집에 얹혀 살기도 했고, 아파트에 월세로 살면서 5000만원으로 주식 투자를 다시 시작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이 순간부터 변했다. 그간의 투자 방식을 버렸다. 일확천금을 노리기보다 기업을 탐방하며 5년, 10년, 20년을 내다보기로 한 것. 오랜 시간 동행할 수 있을만한 경쟁력 있는 기업, 1등 기업에 장기투자했다. 여기서 그의 '농심(農心) 투자철학'이 탄생했다.


'주식농부'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 그는 종자돈 5000만원으로 시작해 17년여 만에 2000억원대로 불렸다. 4000배에 달한다. 개미 투자자들의 롤모델이자 부러움의 대상인 이유다. 주식농부란 별명은 농부가 밭에 씨를 뿌리고 수확하듯 주식투자를 해야 한다는 그의 농심 투자철학에서 비롯됐다. 그의 사무실에도 농심 투자철학 글귀는 크게 쓰여 있다. 그의 평생 신념이다.


박 대표는 주식 투자와 관련해 "주식은 사고파는 게임이 아니다"며 "기업과 동행하며 성과를 공유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의 어릴 적 어려웠던 환경이 이 같은 신념을 갖게 된 배경으로 보인다. 전북 장수에서 4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7살에 아버지가 돌아가시며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중학교 졸업 후 서울에서 섬유공장과 신문팔이로 주경야독하며 중앙대 경영학과에 들어갔다. 대학교 3학년 때 증권분석사 시험에 합격한 후 증권업계에 입문했다. 대신증권, 국제투자자문사에서 펀드매니저 생활을 거쳐 1994년 교보증권에 입사했고, 1997년 37세의 나이로 압구정 지점장까지 맡으며 승승장구했다.


그의 지분 가치는 지난해만 해도 1000억원대였으나 올해 2000억원대로 급격히 불었다. 장기투자 덕분이다. 박 대표는 "7~8년 전 투자했던 기업들의 주가가 오르면서 자산가치도 이만큼 급증한 것"이라며 "자기만의 기준과 철학으로 적어도 3~4년 이상 한 기업을 지켜보면서 기업이 경쟁력 있고, 주가가 저렴한 구간에 있다고 판단될 때 매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판단을 믿고 기업에 대한 신뢰를 갖는 게 중요하다"는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이쯤 되면 그가 보유한 주식이 궁금해진다. 박 대표는 선뜻 털어놨다. 그는 대동공업 주식을 11년째 갖고 있다고 한다. 조광피혁은 2006~2007년부터 투자해 보유 중이다. 박 대표는 "예전 농심 주식을 주당 4~5만원대에 사서 1~2년 보유 후 10만원가량에 팔았고, 하나투어도 주당 4000~5000원에 사서 1만3000원가량에 팔아 성공한 투자라 생각했지만 이들 주가가 더욱 급등한 지금은 실패한 투자인 것 같다"며 "10년 이상 보유했으면 투자 성과가 더욱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가 주식 투자를 결정할 때 기준은 의외로 간단하다. 비즈니스 모델과 경영자다. 사업이 지속적으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재화나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투자자와 고객ㆍ 직원들에 열린 경영자인지 등이다. 그는 "기업인은 기업지배구조를 투명하게 하고, 함께하면 멀리 쉽게 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아이에스동서의 경우 분양이 있을 때 투자자들이 아파트를 많이 팔아줬다"고 전했다.


스스로를 기업가로 지칭한 그는 '기업가 정신'도 강조했다. 그는 "기업은 사람들에게 재화나 서비스를 제공해 삶을 윤택하게 하는 공동 운명체이자 삶의 터전으로, 어려울 때 기업에 주인의식을 갖고 투자해야 한다"며 "평생 동행할 기업 3~5개만 보유하면 경제적으로 자유롭게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저성장 시대에 고성장하는 것은 기업뿐이라 주식투자로 기업의 성과를 공유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요즘처럼 주가가 하락하는 등 기업이 어려울 때 투자해야 한다는 역발상 투자를 제안했다. 그는 "최근 주가가 하락하고 불확실성이 높아 주식투자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은데 이럴 때일수록 투자해야 한다"면서 "그래야 가능성이 있는 기업 주식을 저렴한 가격에 매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미 사회지도층을 중심으로 자산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그레이트 시프트(대이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저금리, 저성장 때문이라는 것. 박 대표는 "예전에는 주식투자를 도박으로 보고 금기시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고위층 등으로부터 주식투자 문의를 많이 받으며 자산의 이동을 실감한다"며 "미국은 자산구성이 금융 70%, 부동산 30%, 일본은 부동산이 40% 가량인데, 부동산이 70% 이상을 차지하는 한국도 부동산과 금융 자산 비중이 50%씩으로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주주 권리 강화 움직임에 대해 "소액주주 권리가 강화되고 정부에서도 배당소득세를 낮춰 기업들의 배당을 유도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 자본시장이 선진 시장으로 가기 위한 과정을 밟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주식투자 문화가 선순환을 이루고, 자랑스레 여기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처럼 박 대표는 고향 산의 이름을 따 '덕유산의 현인'으로 불리고 싶다고 한다. 그는 이런 철학을 담아 '돈, 일하게 하라'를 비롯해 '주식, 투자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다' '주식, 농부처럼 투자하라' '얘야, 너는 기업의 주인이다' 등 총 4권의 책을 집필했다. 올바른 주식투자 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강의도 종종 다닌다.


'경제대안학교'를 만드는 것도 그의 바람이다. 국민들이 기업의 주인으로 살고 부를 공유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올바른 주식투자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박 대표는 "현재 우리나라는 경제ㆍ금융 교육이 부족하다"며 "주식투자는 살아있는 경제 교육 방법으로, 내 자식들에게도 이런 교육을 시켰더니 경제적 식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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