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개막 브리티지여자오픈서 4개 메이저와 4개 투어 메이저 제패 '동상이몽'
[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커리어슬램' vs '인지슬램'
세계랭킹 1위 박인비(27ㆍKB금융그룹)와 전인지(21ㆍ하이트진로)의 '맞짱'이다. 그것도 두 선수 모두 대기록을 눈 앞에 둔 시점이다. 박인비는 4개 메이저를 제패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전인지는 한 시즌에 4개 투어 메이저를 석권하는 이른바 '인지슬램'을 꿈꾸고 있다. 30일 오후(한국시간) 스코틀랜드 턴베리골프장 에일사코스에서 개막하는 네번째 메이저 브리티시여자오픈(총상금 300만 달러)이다.
먼저 박인비다. 루이스 석스(1957년)와 미키 라이트(1962년), 팻 브래들리(1986년), 줄리 잉스터(1999년ㆍ이상 미국), 캐리 웹(호주ㆍ2001년),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ㆍ2003년) 등 딱 6명만이 이 고지를 밟았다. 박인비는 2013년 나비스코를 기점으로 LPGA챔피언십, US여자오픈까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역사상 63년 만의 '메이저 3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했지만 바로 이 대회에서 공동 42위에 그쳐 '그랜드슬램'이라는 새 역사 창조에 실패했다.
지난해 역시 1타 차 선두로 출발한 최종 4라운드에서 5오버파의 난조로 4위로 밀려나 다 잡았던 '커리어슬램'이 무산됐다. LPGA투어가 에비앙챔피언십을 메이저로 승격시켜 5개 메이저 체제로 변칙 운영하면서 아직 한 번 더 기회가 남아 있지만 골프계에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박인비 역시 "(이 대회가) 커리어슬램을 위한 마지막 무대라고 생각한다"며 각오를 새롭게 했다.
올 시즌 일찌감치 3승을 수확해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지난주 마이어클래식 최종일 5오버파를 치며 고전했다는 게 변수다. 특히 '아킬레스 건'인 퍼팅 수가 33개로 치솟았다. 물론 '약(藥)'이 될 수도 있다. 전 대회에서 부진한 뒤 노스텍사스슛아웃과 매뉴라이프에서 우승했던 짜릿한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퍼팅감을 가다듬으며 차분하게 준비하겠다"고 했다.
국내 팬들에게는 전인지의 진기록 도전도 관심사다. 비회원이 US여자오픈에 이어 '메이저 2연승'을 노린다는 것부터 뉴스다. 지난주에는 하이트진로챔피언십 우승으로 한 시즌에 한국과 미국, 일본 등 3개 투어 메이저를 정복해 기염을 토했다.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가 이번 대회를 공동주관한다는 점에서 LET까지 4개 투어 메이저 우승컵을 쓸어 담는 '인지슬램'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연초부터 한국과 미국, 일본을 오가는 강행군에 따른 시차적응과 체력이 걸림돌이다. 발목 인대 파열과 허리, 어깨 통증 등 부상도 걱정거리다. 전인지는 그래도 "즐겁고 신나게 치겠다"며 특유의 웃음을 곁들였다. 한국은 최나연(28ㆍSK텔레콤)과 최운정(25ㆍ볼빅), 김효주(20) 등이 '12승 합작'에 동참한다. 세계랭킹 2, 3위 리디아 고(뉴질랜드)와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디펜딩챔프 모 마틴(미국) 등이 스타트 라인에 섰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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