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가 있으면 스'파크'가 일어난다…국가와 도시 최고 랜드마크로
美·日 유니버설 스튜디오, 해리 포터 콘텐츠의 힘
관람객 증가율 두자릿수 위엄…문화공원 내세운 中도 성업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수백 미터 공중에서 떨어져내리는 롤러코스터가 주는 스릴보다 영화ㆍ소설로 입증된 베스트셀러 콘텐츠의 힘이 강했다. 지난해 전 세계 테마파크의 흥행판도를 바꾼 것은 소년 마법사 '해리 포터' 였다.
◆'롤러코스터' 보다 해리 포터가 좋아 = 지난 15일, 일본 오사카에 위치한 테마파크 '유니버설 스튜디오 저팬(USJ)' 직원들은 해리 포터에 등장하는 마법사들로 분장하고 색종이를 뿌리며 관람객들을 맞았다. 관람객들 역시 마법사 망토를 입고 한껏 기분을 냈다. 해리 포터의 마법 세계를 재현한 '위저딩 월드 오브 해리 포터' 개장 1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다.
위저딩 월드 오브 해리 포터는 문을 연 지 1년만에 300만명의 관람객을 끌어 모았다. 마법사들이 사는 '호그스미드' 마을, 어린 마법사들의 학교인 '호그와트' 등 영화와 소설속 이미지를 충실히 재현한 것이 인기 비결이다. 이 곳에서 관람객들은 마법세계 음료인 '버터 맥주'와 간식 '강낭콩 젤리' 등을 맛보고 해리 포터 처럼 하늘을 나는 듯한 경험도 할 수 있다.
해리 포터가 불러온 변화는 그야말로 극적이다. USJ는 지난 2009년 방문객 수 감소에 시달리다 도쿄 증시에서 상장폐지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해리 포터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에는 13년만에 최대 규모의 관람객을 끌어들였다. 과거에는 오사카가 위치한 간사이(關西) 지역 관광객이 60%를 차지했지만 해리 포터 구역이 개장한 후에는 간사이 외부에서 찾아오는 관광객의 비율이 60%로 증가했다. USJ는 도쿄증시 재상장도 추진하고 있다. 해리 포터가 USJ의 부활을 이끈 셈이다. 오사카 시민들도 해리 포터 경제 효과에 활짝 웃고 있다. 지역 호텔 객실가동률이 80% 초반대에서 90%대로 상승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도 해리 포터의 마법이다.
오사카에서만 300만명을 끌어들인 해리 포터의 힘은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세계테마파크협회(TEA)가 지난해 전 세계 테마파크 입장객 수를 조사한 결과, 일본(16.8%), 미국 올랜도(17%), 미국 할리우드(11%)의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두 자릿수대의 관람객 증가율을 기록했다. 셋 다 해리 포터 콘텐츠로 잘 알려진 곳이다.
이는 같은 기간 한 자릿수대 증가율을 기록한 디즈니랜드나, 역성장을 기록한 식스플랙(Six Flags) 등과 비교하면 폭발적인 성장세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롤러코스터인 '킹다카(Kingda Ka)'로 유명한 식스플랙의 경우 지난해 관람객이 오히려 1.8% 감소했다. 세계 최대 해양 테마파크 미국 시월드(Sea World) 역시 4% 줄었다. 향후 테마파크 건설시 어떤 컨텐츠에 주력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대목이다.
[자료 = 세계테마파크협회(TEA)]
◆송(宋) 나라 문화공원에 사람 몰린 이유 = 지난해 가장 많은 사람이 방문한 테마파크 그룹은 미국의 월트디즈니다. 플로리다의 '디즈니 매직 킹덤'에 지난해 1933만명이 방문하는 등 전 세계에서 1억3400만명이 몰렸다. 2위는 영국의 멀린(6280만명), 3위는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소속된 유니버설 파크 앤드 리조트(4015만명), 4위는 OCT파크 차이나(2799만명), 5위는 식스플래그(2563만명)다.
시장 전체의 성장을 이끈 것은 아시아 지역의 테마파크 그룹들이다. 중국 경제성장과 함께 늘어난 중산층은 중국 테마파크들의 순위를 미국ㆍ유럽 테마파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만든 주인공이다. 4위를 기록한 OCT파크 차이나뿐만 아니라 창롱그룹(1865만명ㆍ9위), 송성그룹(1458만명ㆍ10위) 등이 10위권 내에 포함됐다. 특히 창롱그룹의 경우 전년대비 59%, 송성그룹은 103%씩 성장했다. 지난 2011년까지만 해도 테마파크 순위 상위 10위권은 미국과 유럽 기업들이 10위권이 독차지했었다. OCT만이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는 데 그쳤다.
OCT파크는 베이징과 중국 주요 6개 도시에 '해피밸리'라는 놀이공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창롱그룹은 광저우를 중심으로 테마파크ㆍ동물원ㆍ리조트 등을 운영한다. 송성그룹은 남송시대를 그대로 재현한 테마파크 '송성'에서 금나라의 침입을 막은 송나라 장군 악비(岳飛)의 고사를 담은 '송성가무쇼'를 진행 중이다.
중국 테마파크의 성장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중국색을 입힌 '상하이 디즈니랜드'가 내년 초 개장을 앞두고 있다. 지난 1일에는 헬로키티 테마파크가 문을 열었다. 미국 랜드마크 사는 오는 2018년 중국에 가상현실 테마파크를 개장할 계획이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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