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4할대 타율서 최근 3할대 초반까지 밀려
일본투수들 대놓고 승부피하는 심한 견제 탓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빅보이' 이대호(33ㆍ소프트뱅크)에 대한 일본 프로야구 투수들의 견제가 노골화하고 있다. 칠 만한 공을 안줄뿐더러 아예 승부를 피하기도 한다. 이대호도 영향을 받고 있다. 최근 그의 타격감이 떨어진 데에는 일본 투수들의 피해가기 식 투구도 작용했다.
이대호는 지난 26일 일본 후쿠오카 야후오크돔에서 열린 오릭스 버팔로스와의 홈경기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3타수 무안타 2볼넷을 기록했다. 소프트뱅크는 연장 11회 접전 끝에 1-5로 졌다. 이대호는 최근 네 경기에서 12타수 1안타(4볼넷)에 그쳤다. 시즌 타율도 0.322까지 밀렸다.
이대호는 26일 경기에서 2회말과 4회말 상대 선발투수 곤도 가즈키(32)를 상대로 내야 땅볼을 기록했다. 감은 잡은 듯했다. 소프트뱅크는 9회초까지 0-1로 뒤졌다. 살얼음판 승부에서 일본 투수들은 이대호를 피해갔다.
7회말 1사 3루 기회에서 이대호는 곤도와 7구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다. 곤도는 바깥쪽에 공을 몰아 던졌고, 이대호가 속지 않자 볼넷으로 1루에 내보냈다. 오릭스의 세 번째 투수 히라노 요시히사(31)도 1-1로 맞선 9회말 끝내기 위기에서 이대호를 만나자 고의4구를 택했다. 대신 후속타자 마쓰다 노부히로(32)를 삼진으로 잡아내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오릭스의 이대호 피해가기가 성공한 것이다.
일본야구 4년째를 맞는 이대호는 완전히 적응에 성공하면서 공포의 타자가 됐다. 최근에는 약점인 낮은 공도 공략하면서 빈틈이 없어졌다. 시즌 초인 4월 낙차 큰 변화구에 자주 속아 95타수 21안타 4홈런 11타점 타율 0.221에 머물렀다. 그러나 5월부터 반등해 타율 0.439, 36안타 8홈런 24타점을, 6월에도 타율 0.345 81타수 28안타 4홈런 15타점을 기록했다. 7월에도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무리 감이 좋은 타자도 타격 기회에서 번번이 볼넷으로 기회를 잃으면 성급해져서 마구 휘두르다 스스로 감을 잃기 십상이다. 침착한 타자도 공략할 공이 보이지 않으면 나중에는 선구안마저 흔들리기 일쑤다. 일본투수들의 피해가기는 이대호가 극복해야 할 마지막 장벽이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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