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지난주 그리스와 중국리스크를 피한 국내증시는 안도랠리를 보이다가 달러화 급등세에 발목을 잡혔다. 이달 초 1117원선이었던 원·달러환율은 50원 이상 급등해 24일에는 1167원을 돌파하며 1170원선에 근접했다. 환율 급등세에 환차손 우려를 인식한 외국인이 이번주에만 1조원 이상 매도세를 보이면서 코스피도 2040선까지 밀려났다.
잊을만하면 재부각되며 증시에 영향을 끼치는 환율은 타로카드 중 '달(Moon)'카드와 닮은 속성이 있다. 이 카드를 자세히 보면 가운데 뜬 달을 사이에 두고 두개의 탑이 놓여있고 그 밑에는 개와 늑대가 달을 쳐다보고 울부짖고 있다. 이는 고대인들이 생각한 달의 이미지 중 하나인 변덕과 연결된다. 달은 지구 주위를 도는 위성으로 밤하늘에서 매일 그 모양이 변하는 유일한 천체였기 때문에 끊임없는 변덕, 혹은 변화를 상징했다.
또한 달은 자신의 인력으로 지구에 지속적인 영향을 끼친다. 달의 인력은 바다에서 조수간만의 차를 일으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만월 때 달의 인력은 돌의 길이를 늘어나게 하거나 인간의 호르몬에도 영향을 끼쳐 우울증을 유발시키기도 한다. 서양 영화 속에 보름달이 뜰때마다 나타나는 늑대인간의 이야기는 달이 가진 힘을 상징한다.
환율도 증시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 특히 국내증시의 경우 원·달러환율의 급등은 호재와 동시에 악재로 인식된다. 수출대형주의 경우에는 원화가치 하락에 따라 수출경쟁력 강화 기대감이 커지지만 환차손 우려에 외국인 매도세가 강해지면서 수급상황이 악화되기 때문에 마냥 좋은 호재가 아니다.
또한 원화가치의 급격한 하락은 국내 경기 및 경제에 대한 불안심리가 내재돼있기 때문에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위험성도 있다. 최근 달러화급등은 미국의 금리인상 시점이 임박했다는 시장 분위기도 반영돼있기 때문에 한동안 환율이슈가 증시를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입장에서는 원화약세 및 달러강세 수혜주에 관심을 가질 시점이다. 그렇지만 일반적 통념대로 원화약세 수혜가 주로 IT와 자동차 업종에 쏠릴 것이라는 기대감은 틀릴 가능성도 있다. 주가가 기업이익이 아닌 유동성에 더 반응하면서 가격경쟁력은 개선되지만 수급 측면에서 보면 외국인 자금이탈로 전체적으로 주가에는 악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
이와 반대로 보통 원화약세 피해주로 인식되는 음식료업종은 수혜주가 될 수 있다. 원화 약세에 따라 원재료 수입단가가 올라가는 것은 부정적이나 달러 강세에 따른 상품가격 하락폭이 더 커 전체적으로 수혜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달러강세로 항공주들 역시 상품가격 하락 효과를 누릴 전망"이라며 "최근 한달간 중국과 일본, 대만 항공주의 주가 상승률이 높다는 점도 항공주 투자심리를 개선시킬 것이기 때문에 음식료와 항공업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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