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상환 LG전자 ELS 중 절반이 원금손실 구간 진입
-2분기 영업익 반토막 예상에 주가 전망 어두워‥만기 돌아오는 내년부터 손실 본격화 전망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LG전자 주가가 급락하면서 이 회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 절반이 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LG전자 영업이익이 반토막 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상당 기간 주가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LG전자 ELS 투자자들이 속을 태우고 있다.
24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011~2014년간 LG전자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미상환 ELS 37건 중 17건이 원금손실 기준인 녹인(Knock-In) 구간에 들어왔다. 전체 발행건수의 45%로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다. 발행금액 기준으로는 전체 발행액 374억원 중 84억원으로 22%에 해당한다.
ELS는 기초자산의 주가가 발행 당시 기준가의 50~60% 이하로 떨어지면 녹인 구간에 진입한다. 한 번이라도 녹인 구간을 터치하면 조기상환은 불가능하며 만기까지 상환조건(보통 기준가의 85% 이상)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기준가 대비 주가 하락폭만큼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녹인 구간에 진입한 LG전자 ELS는 오는 2016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만기가 돌아온다.
이 ELS들이 발행됐을 당시 LG전자 기준가는 평균 8만2000원 수준이었다. 녹인이 발생한 ELS가 원금손실 없이 만기 상환되려면 LG전자 주가가 평균 7만원 수준까지는 올라와야 한다.
하지만 LG전자 주가는 2014년 9월19일(7만100원) 이후로 줄곧 7만원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 올초만 해도 6만원대였던 주가는 4월 5만원대, 6월 4만원대로 내려앉은 후 지금은 4만원선을 지키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22일 구글 인수설이 불거지며 3.07% 상승했던 주가는 23일 1.95% 하락한 4만2800원을 기록하며 상승분을 반납했다.
문제는 LG전자 실적 부진으로 당분간 주가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이다. 에프앤가이드가 LG전자 2분기 실적 컨센서를 집계한 결과 매출은 14조9665억원, 영업이익은 328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5%, 45.74% 감소할 전망이다. 순이익은 같은 기간 63.59% 급감한 149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뿐 아니라 하반기 이익도 큰 폭으로 역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문제"라며 "내년을 보더라도 현재의 사업 모델로는 획기적인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어 지금이 바닥이라고 단언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스마트폰에서 삼성ㆍ애플과 중국 사이에 끼어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데다 TV에서도 중국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어서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기존 투자자들의 경우 LG전자 주가가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면 중도환매하고 바닥이라고 판단하면 만기까지 기다려 볼 수 있다"며 "LG전자 주가가 11년만에 최저점인만큼 신규 투자자의 경우 역발상 관점에서 LG전자 ELS 매수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50분 현재 LG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3.04% 내린 4만1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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