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료원 민간 매각 대신 공공 개발 주장
[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최근 시장님은 서울의료원부지 매각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풍문여고 부지 매입 등 팔 건 팔고 살 건 사야 한다'고 인터뷰하신 바 있습니다. 시장님이 말씀한 팔 것과 살 것을 결정하는 기준과 근거는 무엇입니까? 그리고 서울의료원 부지를 매각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서울 삼성동 서울의료원 부지 매각을 철회해야 한다면서 23일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공개질의서를 보냈다. <아시아경제>는 박 시장이 “이미 매각 계획이 시의회를 통과해 진행되고 있는데 되돌리긴 어렵다. 풍문여고 부지는 사들이지 않았느냐. 팔 건 팔고 살 건 사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지난 21일 보도한 바 있다.
경실련은 공개질의서에 공영 개발 대신 민간 매각하는 이유, 장기임대 개발 방식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 막대한 개발이득의 민간기업 사유화, 매각 중단 후 시민의견 수렴 등 7개 항목을 담았다.
"일각에서는 이번 의료원 부지 매각이 시장 재임기간 안에 부채 증가 억제라는 치적을 위한 결정이라는 의심을 가지고 있다"며 이에 대한 입장을 묻기도 했다.
경실련은 질의서를 통해 "삼성동은 KTX, GTX 등 강남 교통의 최고 핵심지역으로 해당 토지의 가치는 대폭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서울시가 민간에게 매각했던 뚝섬 부지, 제2롯데월드 부지, 도곡동 타워펠리스 부지는 이후 가치가 최고 100배까지 상승했다. 그런 가치 상승을 포기하면서까지 지금의 매각을 고집해야하는 이유는 무엇이냐"고 따졌다. 집값과 전셋값 급등을 감안해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해 사용하실 의향은 없는지를 묻기도 했다.
경실련은 "민간 특혜 매각이 아니라 공공이 보유하고 공익을 위한 개발 방안을 찾는 게 최선의 방향임을 누차 강조해왔다"면서 "주변 상업용지의 현재가격을 기준으로만 해도 의료원 부지의 가치는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꼭 팔고 싶다면 개발이 완료돼 가치가 상승한 이후에 매각해도 절대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시장은 시의회의 의결을 거쳤기 때문에 되돌릴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미 지난해에도 시의회의 결정 이후 매각을 올해로 미룬 바 있다. 매각을 강행하기 위한 핑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다음달 3일까지 답변을 요구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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