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금호산업 채권단이 금호산업을 실사한 결과 금호산업 매각시 제시할 주식가치를 주당 3만1000원으로 산정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에 대해 채권단으로부터 아직 공식적인 답변을 듣지 못했으며 채권단이 금호산업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한 매각가를 통보하면 이에 대해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단은 이날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운영위원회를 열고 삼일회계법인과 안진회계법인이 진행한 실사 결과를 보고받았다.
이 자리에서 두 회계법인은 금호산업 주식의 적정 가격을 주당 3만1000원으로 책정했다. 이 가격으로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 57.48% 전부를 매각한다면 약 6062억원이 된다. 우선매수권 지분(50%+1주)의 가치는 5318억원 정도다.
이는 지난 4월 말 금호산업 매각 본입찰에서 단독 응찰한 호반건설이 제시한 6007억원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당시 채권단은 호반건설이 제시한 입찰액이 금호아시아나 지배구조의 핵심이자,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둔 금호산업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채권단은 이에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박삼구 회장과 수의계약(프라이빗 딜)에 나서기로 하고 적정 가치 산정을 위한 실사에 나섰다.
박 회장은 우선매수청구권을 통해 채권단이 가진 전체 지분이 아니라, 경영권을 가질 수 있는 최소 지분(지분율 50%+1주)만을 사들일 예정이다.
채권단은 이날 운영위원회를 마친 뒤 각자 자체 검토를 거쳐 이 가격을 받아들일지를 결정한다. 채권단은 이 가격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매각 가격을 최종적으로 확정한다.
약 30%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한다고 가정하면, 박 회장은 약 6855억원 정도에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채권단 내부적으로 가격이 산정됐는지는 알 수 없으나 채권단은 공식적으로 금호 측에 가격을 통보하지 않았다"며 "매각 가격이 나온다면 다음달부터는 채권단과의 협상을 한 뒤 9월께에는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채권단은 박 회장이 산정한 가격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6개월간 같은 조건으로 제3자에 매각을 추진한다. 여기서도 매각이 이뤄지지 않으면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은 부활한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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