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FT 빠른 확대 우려…유동성 축소에도 거래량 확대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미국 정부가 채권시장 변동성 확대를 막기 위해 초단타매매(HFT)를 포함해 최근 확대되고 있는 자동주문거래 시스템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13일(현지시간) 미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Fed), 증권거래위원회(SEC) 등이 공동으로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미 국채금리 급락사태의 중요한 원인으로 HFT 거래를 지목했다.
지난해 10월 15일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단 12분만에 37bp(1bp=0.01%)나 주저앉았는데 규제당국은 그 배경에 대해 조사를 벌여왔다. 보고서는 HFT와 같은 자동화, 전산화 확대가 채권시장의 변동성을 단기간에 크게 확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지난 10여년간 미 국채시장에서 빠르게 확산된 자동화 거래는 장점도 있지만 리스크를 확대하고 내부 통제 시스템을 작동하지 않게 하는 등의 부작용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금리 급등락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서 총체적 점검이 시급하다"라고 밝혔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채권 시장에서 자동주문 거래에 의존하는 비금융 기관들의 비중은 60%로 지난 2008년 25%에서 급증했다는 점을 상기했다. 그러면서 미 당국이 일부 관련 업체들을 단속하기보다 HFT 거래와 같은 특정 행위들을 제재할 수 있는 규범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HFT 트레이더들에 대한 등록제도 의무화, 리스크 관리 수준 확대와 같은 규제 도입을 고려중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정부 관료들은 강도 높은 규제가 필요한지 여부에 대해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밝히고 있다.
FT는 이번 보고서가 대형 채권 투자 기관들과 미 정부간 긴장관계를 높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에상했다. 보고서는 '도드 프랭크법'과 같은 금융권 규제책이 시장 유동성 축소와 변동성 확대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하지 말야아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도드 프랭크법 시행 이후 대형 은행들의 역할이 줄어들면서 시장의 유동성 공급 축소를 초래하고 있다는 반론도 크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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