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양대 정당 기득권 장벽 깨트려야"
[아시아경제 노해섭 ]천정배 국회의원(광주서구을, 무소속)이 기존 여야 정치권을 비판하며 한국정치를 전면 재구성할 새로운 개혁정치세력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천정배 의원은 13일 저녁 ‘누가 어떻게 선거제도 개혁을 이룰 것인가? 정치기업가론’이라는 주제로 비례대표제 포럼, 민주행동, 한림국제대학원대 정치경영연구소가 공동주최한 제9회 대안담론포럼에서 연대 발언을 통해 한국정치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해 필요한 방안들을 제시했다.
천 의원은 “경제는 성장할 힘을 잃었고, 민생의 불안과 불평등은 우리사회의 존속을 위협하는 수준이고, 청년들은 좋은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노년층의 삶도 불안하다”고 한국사회를 총체적 난국으로 진단했다.
이어 천 의원은 “여당은 스스로 의회의 권한을 부정하고, 대통령의 식민지임을 자인하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 한심한 야당은 패배가 일상이 되었고, 제1야당으로 누리는 기득권에 취해 무능과 나태에서 벗어날 줄을 모른다”며 “한국 정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한국 정치는 여와 야를 막론하고 오늘의 난국을 타개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고 일갈했다.
천 의원은 “우리의 대통령은 정치를 식민지로 거느린 종주국 군주처럼 군림하면서도 국민에게 책임지지 않는다”며 “의회는 상황을 반전시킬 권한을 실질적으로 행사하지 못하고 식민지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천 의원은 “국회의원들의 기득권연합체로 전락한 정당은 시대적 과제를 해결할 비전을 제시하거나 실현할 능력을 결여하고 있다”며 “한국 정치를 총체적 무능에 빠지게 한 현재의 정치를 전면 재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천 의원은 “양대 정당이 지배하는 과점체제도 한국 정치를 무기력하게 만드는 원인 가운데 하나이다”면서 “양대 기득권 정당은 서로 담합하여 진정한 개혁 정치세력이 진입하는 것을 막는 장벽을 쌓고 있다”고 비판했다.
천 의원은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가 이 문제를 푸는 답”이라며 "40% 지지를 받는 정당이 국정을 독점하고, 제1야당이 적당히 기득권을 나눠 갖는 지금의 시스템을 혁파해야 한다”고 밝혔다.
천 의원은 "10% 지지를 받는 정당은 10% 의석을 얻고, 20% 지지를 받는 정당은 20% 의석을 얻어 약자와 서민들을 포함한 다양한 계층을 정치적으로 대변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선관위의 개혁안은 독일식 비례대표제와 비교하면 조금 부족하지만 90점 이상을 줄 수 있는 매우 혁신적인 안”이라고 설명했다.
천 의원은 “국회 정개특위도 다음 총선이 불과 9달밖에 남지 않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이 문제를 토론하지 않았다”며 “여당은 그렇다 치고, 지금 야당은 기득권을 내려놓고 혁신을 하겠다고 하지만 가장 중요한 정치혁신 과제의 하나인 이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철저히 침묵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끝으로 천 의원은 “새로운 개혁 정치세력이 나와야 한다. 유능하며 개혁적인 정치세력이 등장해 양대 정당의 과점체제에 균열을 내서 전면적이고 실질적인 정당 간 경쟁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국민의 지지를 얻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통해 비로소 민생을 책임지고 국가의 미래를 개척하는 본령에 충실한 정치를 건설할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노해섭 기자 no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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