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전날 국내증시는 중국증시의 흐름과 강한 동조화 경향을 보이며 장이 끝날때까지 크게 출렁거렸다. 장 초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하락출발하자 1980선까지 밀려났던 코스피는 중국증시가 다시 반등세로 돌아서자 상승반전에 성공하며 2020선을 회복했다.
중국증시가 모처럼만에 반등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중국증시의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한동안 국내증시의 변동성도 덩달아 커질 가능성이 높다. 기존 상승추세를 이끌어온 시장주도 성장주 대부분이 중국 경기 및 소비와 연결된 업종들이 많기 때문에 중국증시 움직임이 투자심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증시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히 크지만 중국 정부가 확실한 스탠스를 보여주며 부양책을 계속 내놓고 있고 중국증시의 시가총액은 여전히 국내총생산(GDP) 대비 낮은 상황이기 때문에 추가적 성장여력이 크다고 짚었다.
◆김중원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 중국증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중국의 통화정책 및 재정정책, 증시개방 기대감은 큰 상황이다. 지난해 초 일시적으로 2000선까지 하회했던 중국 상하이지수는 지난해 4분기 후강퉁 시행을 앞두고 급등하기 시작했고 올 하반기 선강퉁 시행을 앞두고 기대감이 모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해 11월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해 지난달 28일까지 총 4차례에 걸쳐 금리인하를 단행한 중국 인민은행의 통화완화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계속 부각되고 있다. 연초 중국 지도부가 밝힌 일대일로 프로젝트 등 성장률 7% 사수를 위한 재정정책 확대 기대감도 증시 급등세를 이끌어왔다.
오히려 중국증시의 조정은 자연스러우며 현 시점은 저가매수 기회로 판단된다. 상하이지수의 시가총액은 중국GDP 대비 47% 수준에 불과하며 과거 정부 주도 성장 기대감이 반영된 2006년 밸류에이션 최저점이 17배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현 수준의 중국증시 밸류에이션은 매력적인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증시가 최근 중국정부의 신용거래 관리 강화와 통화정책 기대가 다소 약화되며 조정국면을 맞았지만 상승요인은 이상이 없기 때문에 상승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정부가 시장주도 경제성장 방식의 전환을 꾀하고 있고 현재 중국 기업 자금조달 대부분은 위안화 채권으로 조달 중이다. 주식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규모는 여전히 전체 약 5% 수준에 불과하다. 장기적으로 중국 기업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부채 의존적인 현재 재무구조를 주식발행 확대를 통해 해소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MSCI 중국 A주 편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이에 따른 수혜 역시 기대된다.
◆최홍매 KDB대우증권 연구원= 중국증시가 전날 단일상승률로는 2009년 3월 이후 최고 수준인 5.8% 반등했다. 물론 저점에서의 기술적 반등한 측면도 있지만 정부 부양책에 기인한 바가 크다. 바로 지난 8일과 9일 이틀간 인민은행, 증권감독위원회, 은행감독위원회 등 정부부처가 일제히 주식시장을 지원한 것이다.
강력한 정부 스탠스를 확인하면서 시장이 반등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중요한 액션은 기관투자자의 주식편입확대를 시사했다는 점이다. 이는 정부가 직접 돈을 풀어서 주식시장을 방어하겠다는 의미다. 기관자금 유입을 통해 투자심리는 점차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중국정부의 증시 지원책에 중국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정책도 호재지만 저점에서의 기술적 반등 가능성도 함께 긍정 요인이다. 상하이지수는 현재 6월 중순 고점에서 30% 넘게 하락했다.
좀더 거시적인 방향에서 보면 중국 증시가 저점에서 반등한 사례는 2008년 이후 5번 정도 찾을 수 있다. 평균 반등폭은 23.8%다. 현재 저점에서 6% 정도 반등한 점을 감안하면 향후 상승추세가 더 이어질 것이고 4000선 초반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점에서의 반등을 단기 매매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동안 중국증시 급등요인으로 제기된 신용거래 잔액이 고점대비 36% 감소했다. 더욱이 정부가 신용거래에 대한 규제를 단속한 것도 지수흐름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다만 불안요인도 존재한다. 중국증시는 현재 1300여개 기업들의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이들 중 심천증시에 상장된 회사가 986개, 차스닥 기업이 280개다. 해당기업들의 거래재개는 증시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다. 다행인 것은 거래정지된 주식들이 심천에 상장된 중소형주들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증시에 미칠 영향력은 제한적이란 점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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