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호남 KTX가 개통 후 3달여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김포~호남 탑승률이 절반으로 줄었다.
항공사들은 공익적인 차원에서 노선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탑승객 감소에 따라 운항편수를 줄일 계획이다.
8일 한국공항공사 홈페이지의 항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 한 달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김포~광주간 414편(출발.도착)의 항공기를 띄워, 2만3590여명이 탑승했다.
통상 국내선의 경우 보잉 737-800 등 180여석 규모의 소형항공기를 띄운다는 점에서 약 30%를 겨우 넘는 수준의 탑승률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0좌석 중 7좌석은 빈 좌석인 셈이다.
이는 지난해 6월 한 달간 4만246명(410편)을 실어 나른 것 대비 42%가 줄어든 수치기도 하다.
항공업계에서는 항공 노선의 경유 탑승률이 50% 이상은 돼야 수익이 창출된다고 판단한다. 김포~광주 노선이 올해 들어 적자 노선으로 변한 셈이다.
김포~광주의 적자 전환은 지난 4월 2일 개통한 호남 KTX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지난 4~6월 김포~광주 노선에 총 1236편을 띄웠고 9만305명이 탑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2만4087명(1244편) 탑승한 것 대비 38% 줄어든 수준이다.
구정 연휴 등 계절적인 수요가 많은 1~3월 12만4063명(1245편)과 비교해도 탑승률은 크게 떨어진다.
이에 따라 김포~광주 노선 취항 항공사는 감편을 검토하고 있는 상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공익적인 차원에서 항공 노선을 유지해왔지만, KTX의 여파가 워낙 크다 보니 항공사 입장에서는 적자를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기업도 아닌데 공익만 강요할 수는 없다"며 "적당한 수준에서의 조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각 항공사들은 정부 부처로부터의 감편 계획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승인이 된다면 이달 말 께부터는 적정한 수준의 감편이 이뤄질 전망이다.
한편 항공사들은 호남 KTX 개통에 따른 여파로 김포~사천 노선도 줄이려 했으나 지자체 등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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