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전문가 연구용역 통해 '2단계 마스터플랜' 수립 착수
전략적 미래유보지 설정 … 글로벌센터 건립으로 브랜드 강화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서울시가 강서구 마곡지구를 지속가능한 산업기지로 발전시키기 위해 일부 토지 매각을 유보키로 했다. 소규모 오피스텔 용지도 당분간 매각하지 않는다.
대신 글로벌센터를 세워 외국기업을 유치하고 소규모 필지 공급이나 지식산업센터 임대 지원을 통해 중소·영세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한다.
시는 마곡지구의 기반시설 조성 공정률이 80%에 달하고 산업단지 토지분양률이 60%에 이르는 등 전체 윤곽이 현실화됨에 따라 중장기적 개발전략인 '2단계 마스터플랜' 수립에 착수한다고 2일 밝혔다.
우선 2020년 이후 산업 트렌드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일부 산업용지를 '전략적 미래 유보지'로 정해 비워둔다. 서울의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는 지속가능한 산업기지를 장기적인 전망에서 준비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에 따른 조치다.
다만 빈 땅을 그냥 방치하는 대신 시민 편의시설이나 가건물식 기업홍보 전시관 등으로 임시 사용하면서 정기적으로 마곡지구의 발전 방안과 연계해 매각 여부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또 외국기업 유치를 활성화해 마곡의 글로벌 브랜드 파워도 강화한다. 시는 2020~25년경 입주를 목표로 외국기업들이 집적해 들어설 수 있는 글로벌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외국기업에는 추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법도 다각도로 고려할 예정이다.
현재 마곡산단에 입주계약을 체결한 68개 기업 중 외국기업은 2개에 불과하다. 특히 LG 등 국내 대기업과의 협업을 염두에 두고 입주를 타진하는 외국기업들이 있는 만큼 마곡의 연구활동이 활성화되는 시점을 감안해 공급시기와 규모를 집중 검토할 계획이다.
중소·영세기업 유치도 활성화한다. 800㎡ 이하의 소규모 필지를 공급하거나 공공지원형 지식산업센터 임대 지원 등을 통해 초기 투자부담을 줄여주는 방안을 검토한다.
현재 마곡산단 내 입주 가능한 필지규모는 최소 1000㎡ 정도로, 여기에 입주하려면 토지 매입비와 건축비 등 최소 100억원 이상이 소요돼 중소·영세기업에는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마곡지구 내에 소규모(전용면적 30㎡ 미만) 오피스텔이 과잉 공급되고 있어 지역 슬럼화가 우려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어 이에 대한 정밀검토도 이뤄질 예정이다. 오피스텔 건립이 가능한 용지는 내년까지 매각을 보류하고, 추후 정밀검토 결과 적정 수요를 파악해 필요한 경우 지구단위계획으로 용도를 제한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다만 시는 서울의 1~2인가구의 빠른 증가와 다른 지역의 사례를 종합해 볼 때 소규모 오피스텔이 마곡산단에서 일하는 젊은 연구원들의 주거공간으로 활용된다면 슬럼화 우려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이달 중 마곡지구 개발사업 전반에 대한 전문가 연구용역에 착수해 내년 3월까지 마무리하고, 그 결과를 반영해 내년 상반기 중 마스터플랜을 수립·결정할 계획이다.
박희수 서울시 마곡사업추진단장은 "마곡지구는 서울의 마지막 남은 대규모 개발지인 동시에 서울형 창조경제의 미래거점"이라며 "중장기적 시각에서 개발전략을 꼼꼼히 점검하고 보완해 대한민국 최고의 첨단 R&D단지로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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