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골프 "수중전에서 라이벌 제압하기"

비옷은 하의만, 우산을 최대한 활용, 장갑과 타월 다다익선, 차분한 '프리 샷 루틴'으로

하의만 비옷을 입고, 우산을 최대한 활용한다. 일단 스윙이 편하다. 우산 안에 타월을 걸어놓으면 스윙이 끝나고 곧바로 물기를 제거할 수 있다. 일본의 '상금퀸' 이보미의 우중라운드 장면이다.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장마전선이 북상하고 있다.

기상청은 한동안 마른 장마가 이어진다고 예보했지만 7월부터는 수도권까지 장마권역에 접어들어 언제 비가 올지 모르는 시점이다. 요즈음에는 더욱이 지구온난화와 함께 한반도 전역이 아열대성 기후로 바뀌어 예측이 불가능한 게릴라성 호우가 국지적으로 쏟아지는 양상이다. 적어도 8월 중순까지는 항상 비를 대비하는 게 현명하다. '수중전'에서 라이벌을 제압하는 비법이다.

▲ "내 피부가 소중해"= 비가 와도 간간히 내비치는 햇살은 따갑다. 골프장은 특히 잔디의 반사율이 높아 스키장과 함께 가장 햇볕이 강한 곳이다. 자외선 차단제, 이른바 선블럭의 햇볕 차단지수(spf)가 적어도 50은 넘어야 하는 이유다. 처음에는 두껍게 바르고, 비와 땀에 씻기는 점을 감안해 3개 홀마다 덧바른다. 목도 중요하다. 매 홀 퍼팅할 때마다 고개를 숙인다는 점을 기억해 두자.

선블럭을 바를 때 손에 묻어 끈적거리는 게 싫다면 파우더나 스프레이 등을 선택하면 된다. 모자도 중요하다. 가능하면 챙이 넓은 모자를 선택한다. 최근에는 방수가 가능한 모델까지 출시되는 추이다.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미니 우산'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플레이가 먼저 끝났다면 나무 밑이나 골프카트로 이동해 최대한 비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인다.

▲ "비장의 무기는 우산"= 비가 오면 일단 어수선하다. 비옷을 입어야 하고, 스윙할 때마다 걸리적 거린다. 강우량이 많지 않다면 일단 하의만 비옷을 입어 보자. 스윙이 편하고, 퍼팅 시에도 배꼽 쪽의 튀어나온 부분으로 인해 방해가 되는 일이 없다. 우산 안에 긴 타월을 걸어놓으면 스윙이 끝나고 곧바로 물기를 제거할 수 있다. 상의를 입을 때 역시 양쪽 팔 부분을 떼어내 편안한 스윙에 초점을 맞춘다.

장갑과 작은 타월은 다다익선이다. 최대한 많은 양을 확보해 골프백에 미리 넣어둔다. 우증 라운드에서의 미스 샷은 보통 미끄러운 그립이 출발점이다. 그립을 꽉 잡다보면 몸 전체가 경직돼 부드러운 리듬과 템포를 기대할 수 없다. 귀찮더라도 매 샷 마다 수건으로 그립을 닦는 정성이 필요하다. 물에 젖어도 툭툭 털면 금방 마르는 레인 전용 장갑은 투자비 이상의 효과가 있다.

▲ "똑같은 조건이야"= 비가 오면 스윙이 빨라지고, 몸을 숙이는 퍼팅에서는 더욱 서두르는 게 본능이다. 하지만 그래서 1타를 더 치면 그만큼 비를 맞는 양이 많아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어차피 비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서둘러봐야 소용이 없다. 또 나만 비를 맞는 게 아니다. 평상시와 다름없는 차분한 '프리 샷 루틴'을 가져 가야 라이벌을 제압할 수 있다.

코스공략은 당연히 컴팩트한 스윙이다. 풀 스윙을 해봐야 정확한 컨택이 어렵다. 그립을 내려 잡고, '4분의 3' 스윙으로 공을 정확하게 맞추는 데만 집중한다. 공에 물기가 묻어 정확한 임팩트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웬만한 샷은 하이브리드로 가볍게 '툭툭' 치는게 안전하다. 경로 상에 아웃오브바운즈(OB) 구역이나 해저드 등 위험지역이 있다면 무조건 우회한다. 숏게임은 반면 공격적인 샷을 구사한다. 퍼팅도 마찬가지다. 작은 경사는 무시하고 홀을 향해 강력하게 때려야 한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