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미국 아카데미영화상을 주관하는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88년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 영화인들을 회원으로 받아들였다. AMPAS는 임권택(79)·봉준호(46) 감독과 배우 최민식(53)·송강호(48), 김상진(56) 디즈니 수석 애니메이터 등 한국인 다섯 명이 포함된 332명을 신규 회원으로 위촉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들은 기존 회원 두 명 이상의 추천을 받아 AMPAS의 심사를 통과했다. 제안을 수락하면 아카데미상 후보작에 오른 작품과 배우들에 대한 투표권은 물론 임원 선출권을 행사한다.
AMPAS는 이미 회원이 6000여명에 이른다. 매년 100명가량을 위촉하는데 지난해 271명, 올해 322명씩 회원 수를 늘렸다. 성별·인종별·지역별 다양성을 확대해 세계적 위상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2000년대 들어 급격히 발전한 한국영화의 국제적 위상을 대변한다고도 볼 수 있다. 향후 한국영화의 아카데미 진출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 한국영화는 아직 아카데미 외국어상 후보에 오른 적이 없다.
AMPAS는 신규 회원들의 대표작 두 편씩을 각각 소개했다. 임 감독은 칸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감독상을 받은 ‘취화선(2002)’과 ‘춘향뎐(1999)’, 봉 감독은 국제적 인지도를 인정받은 ‘설국열차(2013)’와 ‘마더(2009)’가 대표작으로 소개됐다. 최민식은 ‘올드보이(2003)’와 ‘루시(2014)’, 송강호는 ‘설국열차’와 ‘괴물(2006)’, 김 수석 애니메이터는 ‘빅 히어로(2014)’와 ‘볼트(2008)’가 꼽혔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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