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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키스하는 수병' 오후 5시51분 찍었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8초

기존 오후 2시 촬영 주장과 차이… 사진 속 주인공 두고 또 다시 논란일 듯

[과학을 읽다]'키스하는 수병' 오후 5시51분 찍었다 ▲20세기 가장 유명한 '키스하는 수병' 사진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사진제공= Peteforsyth/wikimedia commons/사이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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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세기의 사진'을 두고 천문학이 동원됐습니다. 말도 많고 논란도 뜨거운 '키스하는 수병과 간호사'란 사진을 두고 하는 말인데요. 이번에 천문학을 이용해 과학자들이 당시 건물의 구조와 그림자 등을 통해 분석해 본 결과 이 사진이 찍힌 시간은 정확히 5시51분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사진 찍힌 시간이 중요한 것은 기존에 이 사진의 주인공이라고 주장하는 수병과 간호사는 당시 자신들은 오후 2시쯤에 사진이 촬영됐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뉴욕타임스가 이를 비중 있게 보도했고 해외과학매체인 사이언스지가 인용해 전했습니다.


'키스하는 수병과 간호사'는 20세기 최고의 사진으로 꼽힙니다. 2차 대전에서 일본이 항복을 선언하고 승전을 축하하기 위해 당시 뉴욕의 타임스퀘어에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습니다. 'V-J Day' 순간에 한 수병이 젊은 간호사를 비스듬히 끌어안고 키스하는 장면은 전쟁에서 이긴 기쁨과 환희를 그대로 전해주는 사진이었습니다.

텍사스주립대학과 아이오와주립대학 연구팀이 이 유명한 사진 분석에 들어갔습니다. 이 사진은 당시 라이프 잡지의 사진작가였던 알프레드 아이젠슈테트가 찍은 것인데요. 연구팀들은 이 사진 속에 등장하는 큰 건물에 집중했습니다. '키스하는 수병' 뒤쪽으로 여러 개의 높은 건물이 보이고 이 건물에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물론 여러 전문가들이 이 사진을 두고 정확히 언제 찍혔는지를 두고 그동안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번 연구 작업을 진행한 도널드 올손 박사는 "사진의 오른쪽 코너에 보이는 그림자를 분석하면 정확히 촬영된 시간을 계산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연구팀은 "맨해튼의 모든 큰 빌딩들은 마치 해시계의 바늘처럼 기능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같은 방법을 사용해 그림자의 꼭대기가 지상으로 부터 약 94 피트 정도임을 밝혀냈습니다. 이 같은 그림자를 만드는 구조를 밝혀내고 이후 과학자들은 태양의 위치를 정합니다. 이를 통해 정확히 사진이 언제 찍혔는지 규명해 낼 수 있는 것이죠.


과학자들이 이 사진의 정확한 촬영 시점에 관심을 기울인 것은 사진 속에 등장하는 인물이 누구인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시 아이젠슈테트는 사진을 찍고 난 뒤 이들에게 누구인지를 묻지 않았다고 합니다. 한 번만 물어봐서도 좋을 것을요. 이 때문에 사진 속에 등장하는 수병과 간호사가 정확히 누구인지 규명되지 못했습니다.


이후 자신들이 사진 속 주인공들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줄을 이었습니다. 이중 조지 멘도사(수병)와 그레타 짐머(간호사)가 자신들이 사진 속의 주인공이 맞다고 주장하는 책이 발간되기도 했죠. 이 책에서는 멘도사와 짐머가 사진 속의 주인공이라는 반박할 수 없는 여러 가지 증거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책에서는 사진이 찍힌 시간이 오후 2시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이 이번에 밝힌 5시51분과는 차이가 있는 것이죠. 사진 촬영 시간에 차이가 생기면서 사진 속의 주인공을 두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이 찍힐 당시 타임스퀘어에는 수많은 수병과 간호사가 있었다고 합니다. 멘도사와 짐머가 아니라면 사진 속의 수병과 간호사는 정확히 누구일까요? 프랑스 여성단체에서는 수병이 당시 전혀 모르는 간호사를 강제로 끌어안고 키스했다는 '성폭행'이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직 이에 대한 명확한 답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20세기의 가장 인상적 사진인 만큼 논란 또한 아주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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