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광공영·하벨산과 공모해 1000억대 사기 혐의
[아시아경제 박준용 기자] 검찰이 SK C&C 전 경영진이 이규태(65·구속 기소) 일광공영 회장의 방산비리에 연루됐다는 정황을 포착했다. 이를 기반으로 전 경영진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26일 이 회장의 공군전자전장비(EWTS) 납품비리에 연루된 혐의(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사기)로 SK C&C 전 대표 정모씨를 소환 조사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이날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뒤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돼 두번째로 검찰에 출석했다.
정씨는 방위사업청과 터키 방산업체 하벨산, SK C&C가 'EWTS 공급계약'을 한 2009년부터 SK C&C에서 공공금융사업부문장(사장), IT서비스사업총괄 사장을 맡았다.
2011년에는 대표이사를 맡다 올해 1월 SK이노베이션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납품대금 부풀리기' 계약기간으로 추정되는 2009년 5월부터 2012년 5월까지 모두 이 회사를 대표하는 자리에 있었던 셈이다.
합수단은 일광공영이 하벨산에게 납품받은 EWTS를 SKC&C가 신규개발한 것처럼 꾸며 방위사업청에게 약 1073억원(9617만 달러)을 타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 공급 대금 중 이 회장이 약 217억원을 갖고, 나머지를 하벨산과 SKC&C가 하청·재하청 대금 형식을 가장해 나눠가진 것으로 파악했다.
이 때문에 합수단은 SK C&C 측이 일광공영의 사기 행위에 가담했을 것으로 보고 이 계약을 한 결재 라인에 주목하고 있다. 이를 수사한 사정당국 관계자는 "양 측이 계약을 하면 SK C&C가 일광공영의 편취사실을 모를 수 없게 돼 있다"고 말했다. 하벨산 한국지사장 A씨도 "일광공영이 SKC&C·하벨산과 방산비리를 공모했다"는 취지로 제보한 바 있다.
앞서 합수단은 이 회장의 비리에 가담한 혐의로 SK C&C 전 전무 윤모(57)씨와 공군 준장 출신인 전 상무 권모(61)씨를 구속 기소했다. 같은 혐의로 지모 전 SK C&C 부장도 구속했다. SK C&C측은 방산비리 연루에 대해 "근무했던 이의 비리 행위"라면서 개인적 일탈로 반박하고 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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