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상당수 미국 최고경영자(CEO)들이 엄청난 연봉으로 비난을 받고 있지만, 다른 한 쪽에서는 단돈 '1달러'의 연봉만 받는 이들도 있다.
대표적인 연봉 1달러 CEO가 고(故)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다. 잡스는 자신을 쫓아낸 애플의 경영에 복귀하며 스스로 1달러만 받겠다고 선언했다. 정보기술(IT)업계의 거물들인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구글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도 연봉은 단 1달러다. 경영부진의 책임을 지고 CEO에서 물러났다 최근 복귀한 마크 핀커스 징가 창업자 역시 연봉이 1달러다.
신용카드업체 캐피털 원의 리처드 페어뱅크, 유통업체 시어스의 에디 램퍼트, 바이오 벤처인 퍼시픽 바이오사이언스의 마이클 헝커필러 등도 1달러 월급을 받는 경영자들이다.
하지만 이들이 실제로 1달러만 받고 일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연봉 외에 별도의 주식 보상을 받기도 하고 보유한 지분가치가 오르며 앉아서 수천만 달러를 벌어들이기 때문이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겸 전 CEO는 지난 2013년 연봉이 1달러였지만 스톡옵션으로 7690만달러를 챙겼다.
미국 기업계에서 1달러 연봉의 원조는 리 아이아코카 전 크라이슬러 회장이다. 그는 1970년대 망해가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자신의 연봉을 1달러로 깎았다. 직원, 주주와 고통을 분담하겠다는 제스처였다. 하지만 세월의 흐름과 함께 1달러의 의미도 뒤바뀌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연봉 1달러는 이제 새로운 거부의 상징"이라고 평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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