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워버린다 vs 얼려버린다" 차두리-홍철, 상암 對戰

내일 시즌 두 번째 슈퍼매치, 측면 수비 대결 관심
차두리 "점수보단 승리가 중요", 홍철 "서울은 무조건 이기고 싶다"

FC서울 차두리-수원 삼성 홍철[사진=김현민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두 달 만에 다시 만났다. 프로축구 최고의 흥행카드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시즌 두 번째 '슈퍼매치'가 오는 27일 오후 5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첫 대결(4월 18일·수원)에서 1-5로 진 서울은 설욕을 다짐한다. 차두리(35·서울)와 홍철(25·수원)이 맞붙을 '측면'이 승부처다.

서울의 주장 차두리는 차분하지만 결의에 차 있다. "선수들이 받은 만큼 돌려준다는 위험한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5-0으로 이기든 1-0으로 이기든 승점 3점이다. 진지하면서도 자신감 있게 경기하겠다." 그는 포백(4-back)과 스리백(3-back)을 혼용하는 서울의 오른쪽 측면 수비를 맡는다. 날개 공격이 활발한 수원의 장점을 차단하면서 빠른 발과 힘을 앞세운 돌파로 공격의 활로를 연다. 수원은 지난 21일 안방에서 정규리그 선두 전북 현대(2-2 무)를 상대하면서 크로스 26-8로 측면 공격에 치중했다. 공격 지역에서 시도한 패스도 125-55로 앞섰다. 서울은 수원과의 지난 1차전에서 차두리의 공백을 실감했다. 1-1로 맞선 전반 종료 직전 차두리가 오른쪽 종아리를 다쳐 교체된 뒤 후반에만 네 골을 허용했다.

홍철은 측면 수비수지만 지난 17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원정경기(4-3 승)부터 두 경기 연속 날개 공격수로 활약했다. 공격가담과 왼발 크로스가 좋은 장점을 활용하려는 서정원 감독(45)의 변칙 전술. 효과가 있었다. 홍철은 제주를 상대로 도움 세 개를 올렸다. 수원도 두 경기에서 여섯 골을 넣으며 공격력이 살아났다. 왼발이 주 무기인 염기훈(32)이 오른쪽 측면으로 이동하면서 슈팅과 침투패스에서도 균형을 맞췄다. 홍철은 "수비 부담이 줄어 돌파를 시도하는데도 자신이 붙는다"고 했다. 그를 막아야 하는 상대 수비수의 부담도 커졌다. 제주와 전북을 상대할 때 홍철은 반칙 일곱 개를 얻어냈다.

차두리와 홍철은 2013년부터 슈퍼매치에 나갔다. 뒤셀도르프(독일)에서 유럽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차두리는 여덟 경기에서 도움 한 개를 올렸다. 홍철은 2013년에 성남에서 수원으로 이적한 다음 일곱 경기에 출전했고 공격 포인트는 없었다. 자존심 대결은 계속된다. K리그 올스타 투표 중간 집계에서 차두리는 오른쪽 수비수 부문과 전체 득표 1위(10만2713표), 홍철은 왼쪽 수비수 부문 선두(6만8296표)에 올랐다. 차두리는 "슈퍼매치에는 유럽의 어떤 라이벌 경기 못지않은 재미와 흥행성이 있다"며 "의외의 결과가 자주 나오는 만큼 더 긴장해야 한다"고 했다. 홍철은 "서울만큼은 무조건 이기고 싶다"고 했다.

슈퍼매치는 늘 뜨거웠다. 토너먼트 대회를 제외한 대결에서 득점 없이 비긴 경기가 두 차례 뿐이다. 역대 전적에서는 수원이 32승16무25패로 앞서지만 홈에서는 서울이 16승8무14패로 우세했다. 두 팀의 대결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여파로 관중 동원에 타격을 입은 K리그에도 활력소다. 서울은 관중 4만 명 이상이 경기장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용수 서울 감독(42)은 "홈경기에서 반드시 원하는 결과를 얻겠다"고 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