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선출직 공직자 전원에 대한 평가에 착수한다. 부정·부패 연루자는 당직을 박탈하고 재·보궐선거 원인 제공시에는 공천을 제한한다. 또 당내 불법선거·당비대납에 대한 감시체제 확립과 처벌 강화 방안을 마련하고 지역위원장의 기득권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는 2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첫 번째 혁신안을 발표했다. 이번 안은 혁신위가 지난 21일부터 2박3일 동안 광주(光州)에서 연 워크숍에서 나온 내용들이 담겼다. 혁신안은 당 최고위원회의를 거쳐 시행된다. 김상곤 위원장은 "새로운 인재를 발굴하기 위한 당내 기득권 타파와 유능한 정당, 수권 정당으로 가기 위한 당기 확립 방안"이라고 말했다.
혁신위는 우선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외부인사를 통한 평가로 선출직공직자의 교체 여부를 판단한다는 것이다. 현직 국회의원들의 기득권을 제한하기 위한 방안으로 지역위원장 사퇴 시점을 공직선거 120일 전, 예비후보자 신청 시점과 동일하게 적용키로 결정했다. 현재는 후보자 신청 전까지로 돼 있어 정치신인의 진입 장벽이 높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김 위원장은 지역위원장 사퇴시점과 관련해 "실은 120일이 아니라 더 이전에 해야한다는 의견도 있었다"며 "우리가 가장 합리적인 판단을 할 때는 120일로 한게 가장 합리적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혁신위는 또 비리협의로 기소될 경우 당직을 즉시 박탈하도록 했다. 다만 정치적 탄압 등 부당한 이유로 기소됐을 경우에는 윤리심판원에서 판단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당내 불법 선거나 당비 대납이 적발·확정될 경우 당원 자격 정지는 물론, 당직을 박탈하고 공천에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혁신위는 이번 혁신안을 당헌·당규에 반영하기 위해 내달 중앙위원회 개최를 요구했다. 김상곤 위원장은 "중앙위의 혁신안 통과를 혁신에 대한 의지 확인이자 문재인 대표에 대한 리더십을 판가름하는 잣대로 여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크숍 기간 동안 광주 시민들은 혁신위를 향한 날선 비판이 쏟아졌다. 전날 광주 지역 광역의원단과 혁신위 간담회에선 "혁신의 핵심은 자기희생과 감동인데 새누리당 중진들의 불출마나 자기희생에 비춰 볼 때 현재 당 중진의 희생·감동이 없다“며 ”친노·비노 할 것 없이 당의 기득권만 사수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100인 원탁회의 참석자는 "호남 기득권 타파, 이번에는 꼭 이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이날 지난 4·29 재보선 당시 광주·전남일대의 민심 이반과 관련해 "정치인들이 유권자들에게 보여준 기득권적 행태들이 상당수 있었는데, 이것이 실제 민심 이반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당내 기득권의 핵심인 공천 관련 부분인 이번 혁신안에서 빠졌다. 관심이 높은 만큼 혁신위의 마지막 주제로 다뤄질 계획이다. 혁신위는 앞서 5대 혁신과제로 ▲당내 기득권 구조 타파 ▲사회적 특권 타파 ▲불평등 해소 ▲당의 전국정당화 ▲공천제도 민주화 등을 제시했다. 혁신위는 앞으로 보름에 하나씩 혁신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혁신위의 다음 과제로 "당 구조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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