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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만에, 신경숙 사과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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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씨 "표절이란 문제제기 하는게 맞겠다는 생각"
"사과, 반성보다 방어적 말투" 싸늘한 반응


일주일만에, 신경숙 사과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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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소설가 신경숙 씨(52·사진)가 말문을 열었다. 그는 23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표절이란 문제 제기를 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무리 지난 기억을 뒤져봐도 '우국'을 읽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제는 나도 내 기억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했다. 지난 16일 작가 이응준씨(45)가 온라인매체 허핑턴포스트코아에 신경숙이 일본 극우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작품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지 일주일 만이다.

신씨는 "출판사와 상의해서 '전설'을 작품집에서 빼겠다"며 "문학상 심사위원을 비롯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숙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또한 "이 문제를 제기한 문학인들을 비롯해 내 주변의 모든 분들, 무엇보다 내 소설을 읽었던 많은 독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동안 침묵해온 신씨가 인터뷰를 통해 입장을 밝혔지만 이에 대한 반응은 다소 싸늘한 편이다. 신씨가 표절을 인정한 것인지 모호하다는 것이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선 "자신감인지 오만인지, 진실한 사과라기보다 아직도 독자를 가르치려한다는 느낌이다", "표절이란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글 쓰는 것을 업으로 삼는 분이 이딴 식의 유체이탈 화법을 쓰나", "사과와 반성보다 방어가 더 많다"는 비난이 이어졌다.

반면 문학평론가 김춘식 씨(49)는 아시아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신경숙 씨의 성격이나 평소 말투로 볼 때 이 정도면 솔직하게 표절 사실을 인정했다고 본다. 그러나 영향력 있는 작가로서 책임을 지는 태도는 보이지 않는다. 또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진지하게 성찰한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문단에서는 침묵으로 일관하던 신씨가 입을 연 데 일단 안도하면서도, 이번 논란을 통해 표절 등 문단의 여러 문제들을 풀어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들이 제시됐다. 이시영 한국작가회의 이사장(66)은 "신 작가가 말문을 연 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쉽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이걸로 끝날 게 아니라 앞으로 표절 문제 등 출판계 문제들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면서 꾸준히 자정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소설가 김주영 씨(76)는 "문학의 위기라고 할까. 이번 논란으로 우리 문학이 더 위축되는 상황이다. 법으로 다스리기 보다는 문단 전체의 반성을 통해 문학을 살리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현택수 한국사회문제연구원장(57)이 지난 18일 신씨를 사기와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일을 염두에 둔 말이다. 현 원장은 "출판사 창비의 사과와 후속조치가 뒤따른다면 신씨에 대한 고발을 철회하겠다"고도 했다.


한편, 한국작가회의와 문화연대는 이날 오후 4시 서울 서교예술실험센터에서 '최근의 표절 사태와 한국 문학권력의 현재'를 주제로 토론회를 공동으로 개최한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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