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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엘리엇 '압박카드' 수용해도 유리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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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삼성그룹이 엘리엇의 요구를 수용, 현물 배당이 가능하도록 정관을 변경하는 안건을 내달 주주총회에 올리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엘리엇의 주주제안을 받아들인 것이 오히려 수세에서 공세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현물 배당'이라는 압박 카드를 수용했지만, 표 대결에서 삼성이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판단되는데다 만에 하나 현물 배당 안건이 통과되더라도 실현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그 이유다.

우선 가장 중요한 안건인 합병 승인의 경우, 3분의1이상 주주가 참석하고 참석인원의 3분의 2가 동의해야 한다. 약 70% 주주가 참석한다고 가정했을 때, 3분의 2 동의를 얻으려면 47% 가량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셈이다. 현재 삼성이 확보하고 있는 내부지분과 우호세력(KCC)을 합치면 20% 가량이 된다. 엘리엇이 가진 지분은 7% 정도다. 10% 가량을 갖고있는 국민연금이 이렇다 할 뜻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여러 가지 상황을 따져봤을때 삼성 측이 표 대결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엘리엇의 제안을 전면 수용한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합병안이 가결되고, 엘리엇이 제안한 현물배당 정관 역시 같은 방식으로 지지율을 얻어 통과된다고 하더라도 삼성이 손해볼 것도 없다. 엘리엇이 제기한 정관변경 안건은 현재 삼성물산에 대한 것으로, 신설 합병 법인에선 유효하지 않다.

그렇다면 합병안은 부결되고, 엘리엇이 제안한 안건만 통과됐을때 삼성에게 불리한 것은 아닐까. 하지만 삼성은 그렇지 않다고 보고 있다. 현행 상법상 주총의결만으로는 중간 배당과 현물 배당이 불가능하며, 이사회 결의까지 거쳐야 배당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삼성은 엘리엇의 요구를 수용하면서도 나머지 주주들을 설득하는 작업을 지속하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이날 홈페이지에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과정 설명자료'를 공개하고 합병비율 산정과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에 대해 설명했다.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과 김신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 등은 현재 싱가포르와 미국 등을 방문, 직접 해외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합병안 찬성을 요청중이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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