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크리스챤 디올이 한국을 택했다. 이례적인 대규모 전시회와 아시아 최대규모 플래그십 스토어를 한국에 선보였다. 전시회와 부띠끄 모두 예술작품과 결합된 형태로, 국내외 유명 예술가와 협업을 통해 오랜기간 준비했다. 왜 디올은 한국을 택했을까.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을 비롯한 루이뷔통 모에 헤네시(LVMH) 그룹 경영진, 또는 시드니 톨레다노 크리스찬디올 최고경영자(CEO)가 이번 일정에 기자들과 공식적인 소통의 기회를 만들지 않았던 탓에, 명확한 이유를 듣기는 어렵다. 그러나 그들이 '유일한' 소통 창구로 개방한 전시회에서 대략의 답을 찾을 수 있다.
◆디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11개의 방= 오는 20일 공식적으로 오픈하는 '에스프리 디올- 디올정신'은 총 10개 테마, 11개의 방으로 구성된 대규모 전시다. 수백여점의 디올 드레스와 구두가 전시돼있다. 1950년대 창립 초기의 제품부터 가장 최근의 컬렉션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럭셔리 브랜드 가운데 과거 컬렉션을 이정도 수준으로 보존하고 있는 곳은 거의 없다.
디올이 1947년 몽테뉴가 30번지의 살롱에서 선보인 첫 오뜨 꾸뛰르 컬렉션부터 그가 사랑한 장미를 모티브로 한 드레스와 헤어네트, 깊게 교류한 살바도르 달리나 크리스챤 베라르 등 예술가들과의 우정의 증거들도 확인 할 수 있다.
놀라운 것은 디올이 브랜드 70주년을 기념해 '디올정신'이라는 다소 자아도취적인 수 있는 주제로 전시를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작가 6명과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서도호, 김동유, 김혜련, 이불, 박기원, 박선기 등이 주인공으로 이번 전시에서 디올의 컬렉션 못지 않게 비중을 뒀다. 이들이 주도한 6개의 작품은 전시회 곳곳에 유의미한 규모로 전시돼있다.
이에 대해 전문 큐레이터이자 패션작가인 플로랜스 뮬러는 "이들은 이미 한국에서 잘 알려진 창의적인 작가들"이라면서 "한국의 아티스트들과 예술에 대해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번 대규모 전시의 배경에 대해서는 "디올이 한국과 대화를 나눌 시점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청담동 부띠끄, 사실상 세계 최대규모= 청담 사거리에 위치한 디올의 부띠끄는 사실상 세계 최대 규모다. 디올 측은 '아시아 최대 규모'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이는 내년 하반기께 오픈할 영국의 플래그십스토어를 감안한 표현이다. 디올이 전세계 매장 중 가장 큰 규모를 한국에 뒀다는 것도 럭셔리 업계에서는 유의미하게 보고 있다.
지하 1층, 지상 5층으로 총 6개층으로 구성된 대형 매장이다. 지하 1층에는 디올 옴므, 1층에는 가방 등 액세서리, 2층엔 주얼리가 전시·판매된다. 3층엔 여성복과 신발, 4층은 갤러리, 5층은 디올카페가 자리한다. 지하1층에서 3층까지 전 층에는 VIP를 위한 프라이빗룸이 마련돼있다.
건축은 미국 뉴욕 LVMH타워를 지은 세계적 건축가 크리스티앙 드 포잠박이 맡았다. 내외부 건축물의 완성도에 집중, 4년에 가까운 준비기간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톨레다노 CEO는 지난 17일 디올 본사 임직원들과 부띠끄를 찾아 내부 장식이며, 컬렉션을 꼼꼼히 살폈다. 아르노 회장 역시 한국에 도착한 18일 부띠끄를 가장 먼저 찾아 확인한 뒤에야 전시장으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 대한 디올의 적극적인 마케팅에 대해 디올 관계자는 '매출이 아닌 흐름' 때문이라고 답했다. 디올 관계자는 "디올이 한국에 유의미한 투자를 하는 것은 매출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라면서 "디올은 아시아 흐름의 중심이 한류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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