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복종적이고 무력한 젊은이들에게 가슴 벅찬 기분을 전하고 싶었다."
임상수(53) 감독이 영화 ‘돈의 맛(2012)’이후 3년 만에 ‘나의 절친 악당들’로 돌아왔다. 그 색깔은 블랙코미디로 세태를 풍자했던 그동안의 작품들과 판이하다. 그는 이번 영화를 ‘중년 아저씨에 대한 복수극’이라고 정의했다. “특별한 메시지는 없다. 젊은이들이 ‘반항의 기백’같이 벅차오르는 감정을 느꼈으면 한다.”
수천만 원을 빚진 지누(류승범 분)와 폐차를 견인하는 나미(고준희 분)는 우연히 수십억이 든 가방을 손에 넣는다. 고위 공무원과 재벌의 이해관계가 얽힌 위험천만한 물건. 둘은 곧 쫓기는 신세가 되지만 돈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악당’이 된다. 이들은 세상과 현실에 치이고 지친 우리 사회의 젊은이들을 대변한다. 그렇다고 심각한 고찰이 담긴 캐릭터들은 아니다. 임 감독은 “‘하녀(2010)’나 ‘돈의 맛’등은 사회비판적이거나 정치적 요소들이 들어있는 작품이었다. 이런 영화들을 만들면서 ‘내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생각했다”면서 “이번에는 사회비판도 좋지만 힘을 빼고 유쾌하게 찍었다”고 했다.
쫓고 쫓기는 액션 신에서 이는 그대로 드러난다. 본격 액션물과 다소 거리가 있다. 지누와 나미는 물론 악당들의 움직임까지 시원하고 익살스럽게 그려낸다. 임 감독은 “‘나라면 액션을 이렇게 재밌게 찍겠다’는 로망을 실현한 것 같다”고 했다. 유쾌한 연출은 두 주인공의 개성과 이미지에서도 엿보인다. 특히 두 인물의 성격이 일반적인 그것과 다르다. 여자인 나미가 행동 대장 노릇을 하고 지누는 한 발짝 물러나서 그를 돕는다.
물론 임 감독 특유의 세태 풍자가 아예 자취를 감춘 건 아니다. 취업난과 비정규직 공포에 시달리는 88만원 세대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담았다. 그것이 ‘계급 아닌 계급’으로 우리 사회를 갈라놓는 것을 심각하게 우려한다. “부자는 노력으로 되는 게 아니라 세습”이라고 강조했던 임 감독의 전작들과 큰 차이가 없다. 6월2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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