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주식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중국 개미들뿐만 아니다. 기업들도 쌓아놓은 현금으로 주식 투자에 나서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것이 돈을 풀어 실물경기를 살리려고 애쓰고 있는 중국 정부에게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영 중국철도총공사(CRCC)는 지난해 이후 주류·부동산 업체들의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 CRCC의 금융자산은 지난 1분기 말 기준 57억위안으로 연초대비 50% 늘었다. 국영건설사 중국건축공정공사(CSCEC)는 교통은행, 화샤은행을 포함한 은행주를 쓸어 담고 있다. 은행주가 크게 뛰면서 CSCEC는 대박 투자를 한 셈이 됐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 제조업체들의 지난 4월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2.6% 늘었다. 전월 0.4% 감소에서 플러스로 돌아선 것이다. 그런데 증가한 순익 중 97%가 주식·채권 등 유가증권 투자에서 나왔다. 이부분을 제외하면 중국 기업들의 순익 증가율은 0.09%에 그쳤다. 싱가포르 투자은행 UOB카이 히안 홀딩스에 따르면 중국 상장기업들이 보유한 유가증권 가치는 1년동안 9460억위안, 60% 증가했다.
WSJ은 경기둔화, 제조업경기 위축에 따른 수요약화 등을 고려할 때 중국 기업들에게 주식은 매우 매력적인 투자처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올해 들어 51% 뛰었고 선전종합지수는 109% 폭등했다.
기업들의 주식 열풍은 중국 정부에게 좋은 소식이 아니다. 기업들이 쌓아놓은 자금을 미래 투자, 고용창출 등에 사용해야 경제회복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거래가 늘면서 은행들의 증권사 대출도 급증세다. 시틱은행의 경우 1분기 증권사 대출 잔액이 9130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나 늘었다. 중국 정부가 최근 잇따라 신용거래 규제에 나선 것도 실물경제와 증시간 괴리를 줄이기 위한 것이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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