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땅콩 회항' 사건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었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경영 복귀 가능성을 시사했다.
조양호 회장은 16일(현지시간) 파리 에어쇼가 열리는 프랑스 르부르제 공항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회항 사건 이후 세 자녀의 역할 변화를 묻는 질문에 "덮어놓고 (기업을) 넘기지 않겠다"면서도 "세 명의 각자 역할과 전문성을 최대로 살리겠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장녀인 조현아 전 부사장과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 차녀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등 세 자녀를 두고 있다.
조 회장은 당초 "여기(항공기 구매 계약 현장)서 얘기할 사항이 아니다. 다 끝난 것이 아니고 할 얘기도 많으니"라고 말을 아꼈으나 질문이 거듭되자 "덮어놓고 다음 세대에 (기업을) 넘겨주는 것이 아니라 능력이 있어야 물려준다. 세 명이 각자 전문성이 있으니 전문성을 최대로 살리겠다"고 답했다.
그는 장남인 조원태 부사장이 항공기 도입 계약 체결식에 참석한 의미에 대해 "비행기에는 마케팅, 정비 등 여러 측면이 있다"면서 "훈련을 시키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부사장은 조 회장과 함께 르부르제 공항에서 에어버스와 보잉으로부터 13조 원 규모의 항공기 100대를 신규 도입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조 회장은 자식들에 대한 사회적 비판을 의식한 듯 "눈물을 흘려보고 찬밥도 먹어보고 고생도 해보고 자기가 하고 싶은 분야의 전문성을 갖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조원태 부사장이 그룹 핵심인 대한항공과 한진해운 등을 맡고, 조현아 전 부사장은 호텔사업, 차녀인 조현민 전무는 저가항공사인 진에어를 맡는 식으로 후계 구도가 정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지난 연말 '땅콩 회항' 파문이 나기 전에 미국 LA의 월셔그랜드 호텔 재개발사업과 종로구 송현동 7성급 호텔 건립 추진 등 호텔 사업에 힘을 쏟아왔다.
한편 조 전 부사장은 작년 12월 미국 뉴욕 JFK 국제공항에서 견과류 서비스를 문제 삼아 타고 있던 대한항공 KE086을 램프리턴(항공기를 탑승 게이트로 되돌리는 일) 하도록 지시하고 사무장을 강제로 내리게 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가 지난달 22일 항소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석방됐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모든 보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히며 사태 진화에 나섰지만 등기이사 직위 등은 유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마저도 '무늬만 퇴진'이라는 비판에 직면한 뒤 부사장직에서도 물러났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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