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이 고리 1호기 2차 계속운전 신청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16일 한수원은 이사회를 열고 논의 끝에 이 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고리1호기 1차 계속운전이 종료되는 2017년 6월까지 철저한 안전운전과 함께 영구정지와 해체준비를 위해 사장을 팀장으로 하는 태스크포스팀(TF)을 구성하기로 했다.
이사회에서는 사업자로서 2차 계속운전 신청을 위한 안전성은 충분히 확보했음을 이견 없이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1차 계속운전 결정이 내려진 2007년 이후 고리1호기의 현재까지 고장정지는 5건으로 고리1호기 고장정지 130건 가운데 약 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경제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참석자는 에너지경제연구원과 국회 예산정책처의 고리1호기 경제성 분석 결론은 모두 흑자로 나타나 2차 계속운전 신청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일부 참석자들은 고리1호기 2차 계속운전의 심사기간 장기화로 운전기간 단축과 가동율 저하, 지역지원금 증액 등의 가능성이 있어 경제성은 불투명하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한수원측은 장시간 격론 끝에 2차 계속운전의 경제성은 불확실성이 있다고 결론냈다고 설명했다.
또 이사회는 전력수급과 관련 큰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고, 원전산업의 중장기적 발전을 위한 에너지 정책 추진이라는 대의를 감안해 고리1호기의 영구정지를 권고한 산업통상자원부의 의견을 수용하기로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 직후 조석 사장은 임직원 앞으로 이메일을 보내 "안전성이 충분히 확보됐음에도 내린 영구정지 결정에 대해 직원들은 안타깝다고 받아들이겠지만 이제는 원전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라며 "이런 시대변화를 기회로 삼아 도전하고 극복하기 위해 제가 직접 TF팀장이 되어 고리1호기 영구정지 준비를 철저히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조 사장은 이른 시일안에 고리본부를 방문,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이번 결정의 취지를 설명하고 마지막 날까지 고리1호기의 안전 운전에 만전을 기해 줄 것을 당부할 예정이다.
다만 한수원은 향후 운영허가기간 만료일이 다가오는 원전에 대해서는 계속운전 원칙에 따라 자체 안전성평가 결과를 토대로 경제성, 지역수용성, 정책적 사항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계속운전 신청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계속운전 대상 원전 운영 종료 2~5년 전 신청, 허용기간 10년 등 현행 규정에 대해 정부에 개선을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한수원 관계자는 "고리 1호기는 해외기술에 의존해 턴키방식으로 건설된 이후 원전수출까지 지켜온 40년 원전 역사의 산증인 같은 존재"라며 "이번 결정을 계기로 해체 산업 분야와 함께 원전 산업의 전주기적 경쟁력을 확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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