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포스코건설 지분 사우디 국부펀드에 매각…1조2400억 규모

지지부진 매각 논의 결실…15일 주식 양수도 계약 체결
포스코건설 지분 38%, 1조2400억원에 매각
"사우디 건설시장 진출, 재무구조 개선 가능해져"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포스코가 포스코건설 지분 38%를 사우디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PIF)에 매각 완료했다. 포스코는 이번 매각을 통해 총 1조24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15일 인천 송도 포스코건설 본사에서 압둘라만 알 모파디 PIF 총재와 포스코건설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매각 대상은 포스코가 보유하고 있는 포스코건설 주식 1080만2850주와 포스코건설이 신규발행한 508만3694주로 포스코건설 지분의 38%에 해당한다.

이번 본 계약은 지난해 8월 말 PIF의 인수의향서 접수 이후 실사, 협상을 거쳐 9개월여만에 이뤄낸 성과다. 포스코 관계자는 "본 계약 체결 전까지 여러 걸림돌과 난관이 있었지만 강한 사업 의지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결실을 맺게 됐다"고 설명했다.

2008년 설립된 PIF는 사우디의 주요 제조업과 산업 인프라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자산규모는 3000억 달러(한화 약 330조원)로 원래 재무부 산하였으나 올해 새로 취임한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이 정부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경제개발위원회(CED) 산하로 옮겼다.

포스코건설은 이번 본 계약 체결로 해외 투자 유치에 성공, 자본금 확충을 통한 재무건전성 강화와 투명한 경영관리 체계 구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됐다. 이번 PIF 투자유치로 유상증자 효과를 보게 돼 재무구조 개선, 신용등급 상향 조정 등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양사는 앞으로 사우디 국영 건설사를 합작설립(JV·Joint Venture)해 PIF 등 사우디 정부가 발주하는 철도, 호텔, 건축 등 사우디 주요 건설산업에 공동으로 진출할 예정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건설은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보장받을 수 있고 PIF는 포스코건설이 보유한 선진 건설기술 이전으로 자국 내 건설사 역량을 확보할 수 있게 돼 상호 윈윈의 협력관계를 만들어 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는 향후 PIF와의 신규 협력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 추진할 계획이다. 양사간 운영위원회를 통해 자동차, 정보통신기술인 ICT, 민자발전사업인 IPP 사업 등으로 협력분야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권오준 회장은 본 계약 체결 자리에서 '먼 여행을 떠나기 전 올바른 동반자를 선택한다'는 아랍 속담을 인용해 "한국이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서양에 알리는 계기가 고려시대 이곳 송도에서 불과 50km 떨어진 예성강 하구 벽란도에 온 아랍상인들을 통해 이뤄졌다"며 "이번에 한국과 사우디가 함께 미래를 열 수 있게 된 것도 양국간 1000년이 넘는 역사적 교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역사적 배경과 의미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