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표준과학연구원 등 국내 연구팀 내놓이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아주 얇은 차세대 그래핀 가시광원이 나왔다. 국내 연구팀이 원자 한층 두께의 그래핀을 이용해 고효율 가시광 발광소자를 개발했다.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은 높은 전도도와 열전도율, 신축성과 투명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차세대 발광소자로 개발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공동연구팀은 전구의 필라멘트처럼 그래핀을 공중에 띄우는 방법을 이용해 아주 얇은 원자 한 층 두께의 (약 0.3 나노미터) 그래핀 자체가 스스로 빛을 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기본적으로 물체에 전압을 인가해 전자를 이동시킬 때 전자의 에너지는 빛에너지 또는 열에너지로 변환된다. 그래핀에선 전환된 열에너지가 다시 전자들을 뜨겁게 해 빛을 만들어 낸다. 이전 까지는 그래핀을 기판 위에 올려놓고 전류를 흘려보냈기 때문에 대부분의 전자에너지는 기판의 열에너지로 전도돼 빠져 나갔다. 효율적으로 그래핀 내부의 전자의 온도를 높일 수 없었다.
연구팀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중에 떠 있는 수 마이크로미터(㎛) 사이즈의 그래핀을 제작하고 수 볼트의 전압을 가한 결과 내부 전자의 온도가 3000 켈빈(K)까지 높아져 매우 밝은 가시광선을 방출한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증명했다. 0켈빈(Kelvin)은 약 -273℃를 의미한다. 3000K는 약 2727℃에 해당된다.
또 그래핀과 기판과의 거리를 조절하면 눈으로 볼 수 있는 다양한 색 구현이 가능하다는 것도 밝혀냈다. 이는 그래핀에서 방출된 빛이 기판바닥으로부터 반사돼 나온 간섭효과에 의해 기인한 것이다. 기판으로부터 1000 나노미터(nm) 정도로 띄워진 그래핀에 수 볼트의 전압을 인가하면 노랑색 파장의 빛이 방출되며 900 nm 이하 수준으로 띄워진 그래핀에서는 붉은색 파장의 빛이 방출된다.
교신저자로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원장 신용현) 배명호 박사, 서울대학교(총장 성낙인) 물리천문학가부 박윤 교수, 서울대 김영덕 박사(現 컬럼비아 대학)이며 1저자로 건국대 김학성(박사과정), 서강대 조유진(석사과정), 서울대 류지훈씨(박사과정)가 참여했다.
해당 연구결과는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IF:33.265) 6월 16일 온라인판(논문명 : Bright visible light emission from graphene)에 실렸다.
배명호 KRISS 양자측정센터 박사는 "흥미롭게도 그래핀의 특이 물성에 의해 떠있는 그래핀에 수 볼트의 전압을 인가하면 그래핀 내부 전자의 온도는 태양표면 온도의 절반 수준인 약 3000 켈빈(K)에 이르게 돼 매우 밝은 빛의 관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영덕 서울대 박사는 "그래핀을 다른 물질과 결합해 발광소자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한 사례는 있는데 그래핀 자체가 밝고 다양한 빛을 구현할 수 있음을 밝힌 것은 처음"이라며 "변형에 유연하고 경제성이 뛰어난 그래핀의 성질을 적절히 이용하면 투명 플랙서블 디스플레이와 광컴퓨터의 개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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