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학기술대학교 연구팀 개발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무한 재사용이 가능한 그래핀 연료전지 촉매가 개발됐다. 10만 번을 충전하더라도 효능이 떨어지지 않아 '거의 영구적 이용'이 가능하다.
국내 연구팀이 기계화학적 공정을 통해 준금속(안티몬)을 그래핀에 입혀 이른바 '죽지 않는(die-hard)' 연료전지 전극소재를 내놓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준금속(metalloid)은 금속과 비금속의 중간 성질을 가진 화학 원소를 말한다.
친환경 발전장치, 수소 자동차 등 그린 산업 성장의 핵심은 고성능 연료전지에 있다. 연료전지는 촉매를 이용해 연료(수소, 알코올, 석유 등)와 산소 사이의 화학반응으로 전기 에너지를 생산하는 장치이다. 기존에는 주로 백금을 촉매로 사용함에 따라 비싼 가격과 성능 면에서 많은 제약이 있었다.
최근 백금 촉매의 대안으로 꿈의 소재 그래핀이 떠오르고 있다. 그래핀은 탄소로만 구성된 중성적 특성을 갖고 있어 촉매로 이용할 경우 전기 화학적 활성이 낮다. 이종원소를 도입해 활성을 높여야한다. 현재 기술로는 금속이 아닌 원소(질소, 인, 황 등)를 도입하는 것이 가능한데 이 원소들이 그래핀의 결정을 손상시켜 타고난 우수성을 잃게 하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기계화학적 공정(볼밀링)을 통해 최초로 준금속 중 하나인 안티몬(antimony)을 그래핀의 가장자리에만 선택적으로 입혔다. 전기화학적 활성도를 극대화하는 연료전지용 소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비금속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다.
울산과학기술대학교(UNIST) 백종범 교수(주 교신저자), 김건태 교수, 정후영 교수, 박노정 교수가 주도하고 전인엽 박사(제1저자)가 수행했다. 자연과학분야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5월 22일자(논문명 : Antimony-Doped Graphene Nanoplatelets)에 실렸다.
백종범 교수는 "준금속인 안티몬을 그래핀에 쉽게 도입할 수 있게 돼 완전히 새로운 특성을 가진 그래핀의 제조가 가능해졌다"며 "보다 다양한 분야로 상용화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고 현재 개발된 기술은 기업체에 이전돼 양산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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