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심 일시 안정, 정책모멘텀 기대…"수출·내수 복합부진, 엔저에 반등 제한적"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 국내증시가 모처럼 안도하는 모습이다. 월말 예정된 정부의 하반기 경제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며 정책모멘텀이 증시의 재반등을 이끌 것이라는 낙관론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시장 기대와 달리 지난 3월 기준금리 인하 이후 랠리 때와는 분위기가 많이 다를 것으로 내다봤다. 단기적인 투자심리 안정에 따른 상승세는 나타날수 있지만 강한 반등세를 이끌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판단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금리인상 흐름을 따라갈 수밖에 없는 금리현실에 맞춘 투자전략도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12일 코스피지수는 오전 9시40분 현재 전장대비 13.75포인트(0.67%) 오른 2070.36을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이 5거래일만에 매수세를 보이면서 코스피는 2070선을 회복했다. 전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25bp(1bp=0.01%) 추가 인하하면서 정책기대감이 다시 살아나는 모습이다.
이런 증시 모습은 지난 3월12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에서 1.75%로 내린 이후 증시 급등세를 떠올리게한다. 3월 기준금리 인하 때는 코스피와 코스닥이 기준금리 인하 직후 상승행진을 이어가며 모두 장기박스권을 돌파했었다. 지난 3월12일 1970.59였던 코스피는 4월23일 2173.41을 기록해 연중최고점을 기록하며 한달남짓한 기간동안 200포인트 이상 급등했다.
하지만 당시와 같은 강한 상승세가 나타나긴 힘들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증시 상승의 주요 동력인 외국인 매수세가 크게 약화됐기 때문이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매수세는 지난 3월 2조9110억원에서 4월에는 4조6493억원으로 크게 늘어났으나 지난달에는 1조7253억원으로 감소했고 이달 들어서는 1071억원으로 급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경계감과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국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ㆍMERS) 확산 공포에 외국인 매수세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수급이 중장기 투자를 주로 하는 미국계나 유럽계 모두 자금유입 규모가 현저히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미국 금리인상을 앞둔 배경도 있겠지만 단기적 성격이 강한 유럽계 자금이 움직인 것을 보면 메르스 사태 확산 여파가 외국인의 시각 변화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엔저심화 등 환율문제에 따른 수출부진도 2분기 실적기대감을 약화시키며 금리인하의 효과를 약화시키고 있다. 원ㆍ엔환율은 지난 3월12일 당시 929.60원이었으나 지난 5일에는 885원까지 급락해 수출대형주들의 채산성 악화 우려를 크게 키웠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10.9% 감소한 424억달러를 기록해 5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단발성 금리인하에 따른 정책효과가 증시에 바로 나타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추가 금리인하로 증시의 반등을 기대하기에는 수출과 내수 복합부진이 심화되고 있고 6월 FOMC에 대한 불안감이 아주 커진 상황"이라며 "6월 말 정부의 하반기 경제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다는 측면에서 증시의 하방을 지지해주는 역할은 하겠지만 2100선 재돌파를 이끌만한 본격적인 반등세를 이끌기에는 부족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국내 메르스 확산 등 특수상황으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렸다고 해도 결국 미국의 금리인상 흐름을 따라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중장기적으로 금리인상을 염두에 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현기 동부증권 연구원은 "지난 2004년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당시에는 3개분기 이후에, 2007년 금리인하때는 2개분기 이후 한국은행은 미국의 금리정책을 뒤따랐다"며 "이번이 사실상 올해 마지막 금리인하라는 인식이 시장에 강한만큼 중장기 금리인상에 대비해 반등이 예상되는 보험, 화학 등 업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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