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주재 구청장 대책회의 2번 모두 불참...서울시 방역 대책에 호응없이 엉뚱한 보도자료만...한 구의원 개인 성명내 비판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서울 강남구(구청장 신연희)에 위치한 삼성서울병원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의 2차 진원지로 확인돼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 가운데 지역 방역을 책임져야 할 신연희 강남구청장의 '청개구리식' 행보가 도마 위에 올랐다.
12일 여선웅 강남구의원에 따르면, 신연희 구청장은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이 개최한 25개 구청장 메르스 대책회의에 연달아 불참했다. 지난 5일 첫 대책회의때 신 청장은 구 평생교육협의회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오전 두 번째로 열린 구청장 대책회의에도 신 청장은 자체 정례 국장회의를 주재한다는 명분으로 참석하지 않았고, 이후 지역 내 한 건물 기공식에 참석했다.
뿐만 아니라 강남구는 서울시의 강력한 메르스 방역 대책에 '청개구리식' 행보로 일관하고 있다. 강남구는 지난 4일 밤 박 시장의 메르스 긴급 브리핑과 관련해 5일 보도자료를 내 '보여주기식 행정'이라고 비난했고, 7일에도 "생색내기 행정을 계속한다면 감사원 감사가 필요하다"는 주장까지 내놨다. 지난 8일에는 장마철 주민들의 걱정이 심하다며 취수 대책을 빨리 내놓으라고 서울시를 성토했다.
이에 대해 여 의원은 "온 나라가 메르스와 사투 중이다. 국정 최고 책임자인 박근혜 대통령은 외교적 부담을 무릅쓰고 미국 방문까지 연기했다. 이미 여야 정치권은 위기 극복에 초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고, 상황이 심각해지면 ‘메르스 추경(추가경정예산)’까지도 편성해야 한다는 공감대도 형성되고 있다"며 "그런데 이런 국가적 분위기를 서울시 강남구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어 안타깝다. (신 청장의 회의 불참은) 강남구가 서울 최초로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메르스 불안감이 어느 구보다 심각했던 점을 감안하면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여 의원은 또 "구청장이 직접 구청장대책회의에서 타 자치구 구청장에게 물품지원 등 협조를 구하고, 서울시에 행정지원을 요청했으면 오히려 빛이 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 의원은 이어 "서울에서 가장 심각한 곳이 강남이다. 지금은 메르스 극복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대다수의 강남구 주민들은 강남구와 서울시가 손을 잡고 메르스 전쟁에서 승리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며 "신 청장은 진정 강남구 주민을 위한 길이 무엇이었는지 되돌아보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한편 강남구는 지난달 14번 환자가 입원한 후 의료진, 내원환자, 방문객 등 55명이 넘는 감염자가 발생한 삼성서울병원이 위치해 있다. 이로 인해 지역 주민들의 빗발치는 요구로 서울시교육청이 강남구·서초구 일대 126개 유치원·초등학교에 대한 일제 휴업을 실시 중이다. 주민들은 학교에 가지 않는 아이들을 위해 맞벌이 부부의 경우 한 쪽이 휴가를 내고 집에서 돌보거나 시골로 내려가는 등 '메르스 이산가족'이 속출하고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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