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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소하면 강남 아파트' 끝나지 않은 구룡마을 전입신고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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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소하면 강남 아파트' 끝나지 않은 구룡마을 전입신고戰 서울시 강남구 개포동 일대 무허가 판자촌 '구룡마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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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최모씨는 '구룡마을 전입신고를 허가해달라'며 강남구 (구청장 신연희)개포1동장을 상대로 소송을 냈고 지난달 승소했다. 재판부는 구룡마을 관리대장이 주거현황을 정확하게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인근 주민들이 원고의 거주를 확인해줬다며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지난 3월 고모씨는 강남구 개포1동장을 상대로 낸 전입신고수리거부처분취소 소송에서 패소했다. 고씨는 2003년부터 현재까지 구룡마을에서 살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인정할 만한 아무 자료가 없다며 각하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소재한 구룡마을에서 전입신고 소송이 줄을 잇고 있다. 8월로 예정된 개발계획을 앞두고 전입신고를 인정받으면 개발 과정에서 보상을 받을 수 있어서다. 재판부의 판결은 엇갈리지만 원고승소 건수가 더 많다.

12일 강남구청에 따르면 최근까지 구룡마을 주민등록 전입신고 수리거부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제기된 소송은 모두 42건에 달한다. 이중 31건은 재판결과가 나왔다. 강남구청이 17건에서 패배했다.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취득한 소송 제기자가 더 많은 것이다. 또 계류돼 있는 소송은 11건이며 1, 2, 3심에 각각 5, 5, 1건이다. 강남구청의 승소율이 낮은 것은 강남구의 주민관리대장이 부실한 탓으로 풀이된다.


구룡마을은 2011년 5월까지 전입신고를 할 수 없었다. 임대주택 분양권을 노리는 투기를 막기 위해 철거 대상인 무허가 건물에 살면 전입신고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9년 대법원이 30일 이상 거주할 목적이 있다면 전입신고를 받아줘야 한다고 판결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전입신고가 허용되면서 거주민들이 임대주택을 받을 수 있게 돼 구룡마을은 공영개발 착수가 가능해졌다.


문제는 강남구의 주민등록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었던 점이다. 재판부는 대부분 "관리대장이 2009년 작성된 것이라 현재 구룡마을의 주거 현황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는 자료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법원의 판결 이후 주민등록 관리가 허술하다보니 투기꾼과 실제 거주민을 가려내기 어렵게 된 것이다.


강남구가 추가 실태조사를 게을리하면서 비교적 최근 거주했다고 주장해 승소하는 경우도 있다. 관리대장에는 다른 인물이 적혀 있지만 2011년부터 현재까지 살았다며 주장해 전입신고를 허가받은 것이다.


재판부는 관리대장이 사건 처분일 4년 전인 2009년에 시행한 실태조사를 토대로 작성됐으며 강남구가 관리대장을 확인하는 것 외에 원고의 실제 거주 여부를 확인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심지어 실태조사 당시 전입에 대한 어떤 요구도 하지 않을 것을 각서로 작성하고도 자치회장으로부터 거주지 세대주 확인증을 받았다며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다. 구룡마을 전입신고 소송은 대부분 거주여부의 사실을 따지기 때문에 인근 주민들이 거주를 확인해줬다고 승소하는 경우도 많다.


게다가 개발계획이 가시화되면서 전입신고 불허가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2012년부터 지금까지 강남구청이 전입신고처분을 취소한 것이 총 78건이며 36건은 아직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상태다. 보상시기가 다가오는 가운데 강남구의 승소율이 낮기 때문이다.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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