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국회법 개정안으로 시끄러웠던 여권 내부가 8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로 모처럼 잠잠해졌다. 당청 갈등을 두고 연일 당 지도부를 비판했던 서청원,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 등도 이날 메르스 관련 발언만 하는 등 전향적인 모습을 보였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메르스 사태가 워낙 위중하고, 불협화음은 사태만 더 악화시키는 만큼 초동대응의 잘못에 대한 정부의 불만이 있더라도 이번 사태에 대한 비난과 책망은 사태가 다 진전된 나고 난 후에 할 수 있다"며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하면서 정부 중심으로 해법을 마련하고 효과적으로 실천될수 있도록 하는데 정치권이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청원 최고위원은 뒤를 이어 "국민, 정치권과 함께 우리는 메르스 사태를 쭉 지켜봤다. 그동안 느낀 것을 한 마디 말씀 드리겠다"며 "박근혜 정부 내각에 위기 관리 능력을 갖춘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 이것이 가장 근본적인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서 최고위원은 "뒤늦게나마 정부와 정치권에서 대책을 내놔서 다행이지만 리더십 있는 인물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이 문제가 확산됐다"고 강조했다.
김태호 최고위원도 전날 여야 대표간 회동을 언급하며 "메르스 사태에 여야가 초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건 매우 환영한 만한 일"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근거없는 주장으로 정치권이 오히려 늘 사태를 부추겨왔고 국민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는 일이 없어야 되겠다"며 2008년 광우병 사태를 들기도 했다.
이어 김 최고위원은 "정부도 초기 대응에 미흡했지만 한 사람이라도 힘을 모아야 할 때에 인적 책임론을 먼저 들고 나오는 것은 사태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청와대와 정부를 향해 "괴담과의 전쟁을 하겠다는데 가족의 생명과 건강을 걱정하는 국민 입장으로선 정보가 정확하지 않으면 결국 괴담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며 신속 정확한 정보 공유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정현 최고위원도 "국가가 위기 상황에 닥쳤을 때 우리 국민들은 항상 단합, 화합해서 잘 극복해왔다. 이번에도 여야가 바람직한 합의를 해서 극복 방안을 마련한 건 너무나 다행스럽다고 생각한다"고 여야의 초당적 협력에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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