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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우승 DNA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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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프로농구 PO MVP 주희정, 올해 10년만에 친정 복귀

삼성 우승 DNA 복원 주희정[사진=서울 삼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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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프로농구 서울 삼성의 주희정(38)은 지갑 사정이 좋아졌다. 한 달에 40만원 이상 빠져나가던 기름값을 줄였다.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 자택에서 용인 양지 SK 체육관을 매일 출퇴근했지만 지난달 15일 삼성으로 이적하면서 숙소생활을 한다. "농구 명가의 영광을 되찾으려면 저부터 달라져야죠. 가족에게 양해를 구했어요. 친정이자 마지막 팀에서 잘해보고 싶다고."

삼성은 그에게 특별한 곳이다. 가장 많은 일곱 시즌을 함께 했고, 신인이나 다름없던 시절 프로가 갖춰야 할 덕목을 배웠다. "워크숍, 미팅, 외부강사 초대 등으로 어떻게 선수생활을 해야 하는지 자주 교육받았죠. 선후배 규율까지 엄격해 정신을 차릴 수밖에 없었어요." 주희정은 2000-2001시즌 삼성을 통합우승을 이끌면서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몸에 밴 능동적 사고를 밑거름으로 서른여덟 살에도 현역으로 뛰고 있다.


그런데 다시 돌아온 삼성에서 10년 전의 분위기는 찾아볼 수가 없다. 명가답지 않게 지난 시즌 꼴찌를 했고, 선수단의 분위기도 자유를 넘어 방임에 가깝다. "10년 전 강양택(47), 박상관(46) 선배처럼 중심을 잡아주는 선수가 없더라고요. 자율적인 분위기도 좋지만 변화가 필요해 보여요." 이상민(43) 감독이 막 유니폼을 갈아입은 그에게 주문한 일이기도 하다. 이 감독은 "경험 많은 베테랑이다. 젊은 가드진의 빈틈도 메워야겠지만 고참으로서 솔선수범해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으면 좋겠다"며 "주장을 맡길지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일단은 주희정이 훈련 분위기를 조성한다. 훈련이 시작되고 끝날 때마다 선수들을 모아 팀워크를 강조한다. "프로에서 실력은 종이 한 장 차잖아요. 서로 부족한 점을 채워주면서 팀워크를 발휘한다면 다시 무서운 팀이 될 수 있어요. 죽기 살기로 달려들어야죠."


사실 자신의 몸 상태를 관리하기에도 버거운 그다. 나이가 들면서 체력과 순발력이 뚝 떨어졌다. 코트 달리기에서 한때는 일등을 놓치지 않았건만 이제 하위권으로 밀릴 정도다. 주희정은 "어렸을 때 운동을 많이 해 저축한 체력이 거의 남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최다 경기 출장 기록(924경기)으로 '철인'이라고 불린다. "저라고 왜 안 힘들겠어요. 다양한 운동을 병행하면서 할 수 있을 때까지 해보는 거죠." 그래서 그는 체력단련실을 찾을 때마다 귀를 쫑긋 세운다. "웨이트트레이너들의 조언을 많이 받고 있어요. 이곳에서는 그들이 전문가잖아요."


이를 악 물고 역기와 씨름하는 주희정은 욕심을 숨기지 않는다. "삼성에서 최다 경기 출장 기록을 1000경기 이상으로 늘리고 싶어요. 팀워크를 해치지 않으면서요. 삼성을 다른 팀으로 만드는 게 우선이니까요. 기대해주세요."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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