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공포]평택성모병원 방문자 전수조사(종합)

5월15일~29일 평택성모병원 방문자, 경기도 콜센터·복지부 콜센터 등에 연락해야

메르스 확진자 41명 중 30명 '평택성모병원'서 발병
역학조사결과 에어컨·문고리·화장실 등서 메르스 바이러스 RNA 검출
지난달 15일~29일 병원 방문자는 신고해야…증상 따라 격리·해제 조치
'35번 확진자 시민접촉' 공개 서울시에 "심히 유감"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사진=아시아경제DB

[아시아경제 세종=유제훈 기자] 문형표 복건복지부 장관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평택성모병원'의 실명을 공개했다. 또 지난달 15일부터 29일 사이 평택성모병원을 방문한 모든 인원에 대해 전수조사를 진행키로 했다.

문 장관은 5일 오전 9시30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첫 (메르스 환자) 발생 이후로 병원 내 감염을 조기 차단하지 못하고 환자가 빠르게 늘어난 상황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그동안 병원명을 공개 할 경우 더 큰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며 공개를 거부해 왔다. 그러나 지금까지 발생한 메르스환자 41명 중 30명이 평택성모병원에서 발생하는 등 보다 접촉자를 능동적으로 발굴할 필요가 있어 공개하게 됐다는 것이 보건복지부의 설명이다.

다만 문 장관은 메르스 환자가 격리·치료된 타 병원에 대해 "앞으로는 (메르스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패턴이 있으면 동일하게 공개하고 동일한 조치를 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밀폐된 공간·에어컨 등이 비말 확산불렀나=이날 브리핑에 동석한 최보율 민·관합동대책팀 역학조사위원장(한양대 교수)은 "병원 병실은 환기·배기구가 없고 밑으로 여는 작은 창(窓) 뿐이어서 문을 열면 비말(飛末)이 퍼져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며 "해당 병동에 근무하던 의료진 2명이 모두 확진 판정이 나왔다. 이분들을 통해 바이러스가 퍼졌을 가능성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 위원장은 "병실의 에어컨 필터 5개를 국립보건연구원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5개 중 3개에서 메르스 바이러스의 RNA(ribonucleic acid·리보핵산)이 발견됐다"며 "문고리, 화장실, 가드레일 에서도 RNA가 검출됐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작은 물방물(Droplet·비말)이 확산돼 (메르스 바이러스가) 퍼져나갔을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5월15일~29일 평택성모병원 방문자 전수조사 =이에 따라 문 장관은 "15일부터 병원이 폐쇄된 29일 사이 평택성모병원을 방문한 모든 분들은 경기도 콜센터나 보건복지부 콜센터ㆍ홈페이지로 신고해 달라"고 국민들에게 요청했다.

신고가 접수된 방문자는 건강상태 확인, 병원방문 이력확인 등의 문진을 거친 뒤 증상이 의심될 경우 보건인력이 직접 파견돼 임시 격리병원으로 이송된다. 또 증상이 없는 경우에는 방문일로부터 14일간 자가격리되고, 이 기간 내 이상이 없을 경우 해제된다.

정부는 또 학생ㆍ직장인 방문자의 경우 증상이 없더라도 병원 방문일로부터 14일간을 자기격리기간으로 설정할 예정이다. 학생의 경우 관할 교육청과 협의해 격리기간 동안 결석처리가 되지 않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단, 5월15일~29일 외의 시기에 이 병원을 방문한 시민은 감염위험이 없는 만큼 전수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확진자 시민접촉' 공개 서울시에 "심히 유감"=한편 문 장관은 이날 전일 서울시가 1600여명의 시민을 접촉한 35번 확진자의 행적을 공개한 부분에 대해 "복지부가 4일 이전에 시와 정보공유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서울시와도 긴밀하게 협의를 진행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한 정부의 조치가 마치 잘못된 것처럼 시가 입장을 발표했다"며 "국민들의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어 심히 유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