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판매량 2012년 비해 배 이상 성장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비중이 급증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지난 10여년간 중국 자동차 시장을 견인한 준중형급 차종이 전체 시장의 47.4%(806만대)에 이르렀으나 전년보다 2.3% 성장하는 데 그친 반면 SUV의 경우 지난해 396만대가 팔려 2012년의 배 이상으로 성장했다고 지난 4월 발표했다.
SUV는 2013년 대비 37.0% 늘어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3.3%로 커졌다. 업계는 이와 관련해 중국의 경제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활동적인 젊은 세대가 주력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가격은 세단보다 비싸지만 활용성이 높은 SUV 판매가 느는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새로운 해석을 내놨다. 도로 위의 폭력이 늘어 운전자가 다치거나 죽지 않기 위해 튼튼하게 보이는 SUV로 눈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샌퍼드 번스타인에 따르면 올해 1ㆍ4분기 중국에서 SUV 등록 대수는 48%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등록 자동차 대수의 27%를 차지한 것이다. 3년 전의 배에 이르는 셈이다.
지난 10년 사이 중국인들의 자동차 보유가 10배로 늘면서 도로 폭력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달 3일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서는 한 남성 운전자가 다른 차의 여성 운전자를 끌어내 마구 때리는 장면이 공개됐다. 진로를 가로막았다는 이유에서다.
중국 공안 당국은 운전자들에게 '문명인답게' 행동해달라며 도로에서 분통을 터뜨리는 이른바 '폭로증(暴怒症)'에 엄중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홍콩 주재 번스타인의 주싱(朱姓) 수석 애널리스트는 "도로 폭력이 운전자들로 하여금 자기방어 차원에서 SUV에 눈 돌리도록 만들고 있다"고 해석했다.
중국인들 사이에서 SUV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휘발유 값이 떨어진데다 대도시 밖으로만 나가면 도로 사정이 열악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게다가 SUV 가격 자체도 하락해 최소 10만위안(약 1780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 중국 자동차 업계는 2014~2015년 SUV 49종을 선보일 예정이다.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도 이런 변화에 맞춰 부담 없는 가격대의 SUV를 출시할 계획이다. 그러나 주 애널리스트는 "치열한 경쟁 탓에 수익률이 급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도 자동차 제조업체 타타 모터스의 재규어 랜드 로버 사업부는 올해 1분기 순이익이 33% 줄어 4억6500만달러(약 5140억원)로 쪼그라들었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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