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사를 대표하는 '조선 빅3'의 신용등급이 일제히 강등됐다. 수 년간 지속돼 온 저가 수주와 해양플랜트 발주 위축, 운전자금 부담 증가 등을 고려할 때 조선업의 불리한 환경이 상당기간 지속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나이스신평은 지난 21일 현대중공업의 장기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강등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A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내려갔고 현대미포조선의 등급도 'A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떨어졌다. 대우조선해양의 장기 신용등급도 'A+'(안정적)에서 'A'(안정적)로 강등됐다.
이번 신용등급 조정은 조선산업의 높은 경쟁강도가 지속돼 국내 조선사 전반의 수익성 저하 및 운전자금 부담확대가 나타나는 가운데 주요 조선사들의 수익창출력 약화 등을 감안한 것이라고 나이스신평은 분석했다. 나이스신평은 "2014년 하반기 이후 유가급락으로 인한 해양플랜트 발주 위축 등을 감안할 때 불리한 시장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현대중공업 계열 조선 3사는 실적 정상화가 지연되고 있는데다 저가 수주 물량의 실적 반영과 수주 부진까지 고려할 때 의미 있는 수준의 수익성 개선을 이루기 어려울 것이라고 나이스신평은 설명했다.
나이스신평은 "현대중공업계열 조선3사의 경우 2014년 중 선제적으로 대규모 충당금을 설정한 프로젝트들의 제작이 본격화되고 있는 점은 당분간 현금흐름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다만 추가적 손실규모는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나이스신평은 대우조선해양은 해양부문 손실과 매출채권관련 대손 인식으로 올해 1분기 80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영업 수익성이 떨어졌다며 해양플랜트 신규 발주 등에서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 22일엔 한국기업평가가 삼성중공업의 신용등급을 기존 'AA0'에서 'AA-'로 한 단계 내렸다. 한국기업평가는 "유가 하락 등 수주 여건이 나빠진 탓에 초대형 드릴십 등 주력 선종(船種)의 수주가 부진한 상황"이라며 "당분간 예년 수준의 실적을 회복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등급 강등 이유를 설명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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