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주 행복가정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지난 14년동안 중산층의 소득은 많이 늘었지만 주거비와 교육비 부담 등이 커져 삶의 질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는 보고서가 발표됐다.(현대경제연구원 '우리나라 중산층 삶의 질 변화' 보고서)
포털 사이트 메인 화면에서 이와 같이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팍팍한 살림살이를 확인하는 일은 전혀 낯선 일이 아니다. 국토의 70%는 산이고 나머지 30%에 5,100만 인구가 바글바글, 그야 말로 객관적 여건조차 참 열악한 우리나라는 그럼에도 참 잘 사는 나라다. 200여개가 넘는 전 세계 국가 중 경제규모 11위 수준, 수출규모 7위 수준, 소비력은 5위 수준이라니 말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국민 개개인의 살림살이, 개개인의 행복지수는 참 낮은 수준이란다. 왜일까? 어떤 저명하신 분의 이야기를 빌리자면 우리 국민들의 '시기심과 경쟁심', 이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 때문이라나….
시기심, 경쟁심, 상대적 박탈감 모두 상대로 인해 발생하는 상대적 감정이라 할 수 있다. 스스로의 기준보다는 상대를 의식하는 행위에 더 익숙하다는 이야기다. 소비행태에서 대표적으로 우리는 그것을 확인할 수 있다. 주변을 의식해, 주변에 비해 처지지 않기 위해 행하는 여러 소비는 우리를 힘들고 불행하게 한다.
그러나 이는 우리만의 현상은 아니다. 불과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미국과 같은 선진국의 소비 패턴 또한 별로 다르지 않았다. 즉, 단순한 생계형 소비를 넘어선 과소비, 신용으로 소비를 더 확대시키는 행태가 일반적이었다. 미국 발 글로벌 금융위기는 그러나 이들을 조금씩 변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과시적 소비를 줄이고, 소유보다 경험을 더 많이 추구하고, 과도한 부채를 삼가고, 저축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는 등 말이다.
점점 우리를 둘러싼 여러 여건들이 힘들어 지는 상황에서 개인이, 그리고 가정이 바로 서는, 그래서 상대방과의 비교에 의해서 주눅들지 않고 당당하게 스스로의 기준을 세우는 모습들이 많이 요구된다. 100세 시대라는 엄청난 영속성이 확보된 개인이, 가정이 스스로를 돌아보고 스스로를 진단하여 바로 서는 것이 지금보다 나은 삶, 행복한 삶을 위해 적어도 더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10가지 질문을 던져본다.
1. 모든 재정 내용을 부부가 공유하고 있다.
2. 명확한 재무목표가 있고 이의 달성을 위해 노력한다.
3. 지출예산을 수립하고 예산 하에 지출하려고 노력한다.
4. 매월 소득의 20~30% 이상 저축(투자)를 하고 있다.
5. 비상예비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6. 사망, 재해, 질병 등에 대비해 적정한 보험상품을 가입하고 있다.
7. 총자산에서 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넘지 않고, 부채관리능력이 있다.
8. 금융 및 투자관련 지식이 있다.
9. 매년 자산상태를 점검한다.
10. 신뢰할만한 재무주치의가 있다.
위의 10가지 질문에 얼마나 그렇다고 답할 수 있는가? 만약 '아니다'라는 답이 더 많다면 지금이라도 스스로 문제점이 어디에 있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문제점 해결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점점 외형적으로 살기 좋은 나라에 살고 있는 국민으로써 이를 동일한 방향으로 함께 공감하고 궁극적으로 개개인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과 가정을 돌아보는 일에서부터 출발해 보자고 이야기하고 싶다.
글=박원주 행복가정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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