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득구의장 "남지사는 지역경제 활성화위해 추경 편성해라"…도교육청 5023억 추경편성 제출
[아시아경제(수원)=이영규 기자] 경기도가 올해 상반기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지 않기로 해 논란이다.
경기도는 지난해 세수를 최종 정산한 결과 4100억원 가량이 더 걷힌 상태다. 이에 따라 경기도의회는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며 경기도를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도는 도교육청과 31개 시ㆍ군에 법정경비를 전출하고 나면 남는 돈은 1000억원 안팎이라면 추경편성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사업) 등을 이유로 '재정난'을 호소하고 있는 경기도교육청은 올 상반기 5000억원 가량의 추경을 편성, 도의회에 제출한 상태다.
19일 경기도와 도의회 등에 따르면 도는 지난해 세수를 최종 집계한 결과 당초 목표치인 7조5063억원보다 4095억원이 많은 7조9158억원을 징수했다. 취득세는 2680억원이 더 걷혔다. 주택매매 등이 당초 예상과 달리 활발했던 탓이다. 레저세는 290억원이, 등록면허세는 244억원이 각각 더 들어왔다.
도는 전체 초과징수액 4095억원 가운데 2293억원(56%)은 관련법에 따라 도내 31개 시ㆍ군 등에 전출하기로 했다. 나머지 1802억원(44%)은 자체 사용하기로 했다.
도 관계자는 "초과징수액 4095억원 가운데 관련 법에 따라 경기도교육청과 도내 31개 시ㆍ군 등에 전출하고 나면 1802억원이 남는다"며 "3월까지 세수가 더 걷혔다고 하지만, 최소한 반년은 더 지켜봐야 한다. 지금 바짝 올랐다고 추경을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기도의회는 생각이 다르다.
강득구(새정치민주연합ㆍ안양2) 경기도의회 의장은 18일 임시회에서 "남경필 경기지사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추경 편성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의회는 예전보다 경기도의 상황이 좋은데 과거처럼 9월에 추경을 하겠다는 것은 '경제이론'에도 맞지 않고, 연말이 다되서 추경을 편성하면 시간적·물리적으로 적재적소에 돈을 쓰기기 쉽지 않다며 상반기 추경을 적극 주문하고 있다.
도내 26개 산하기관들도 상반기 추경을 요구하고 있다. 도 산하기관 관계자는 "지난해 예산을 짜면서 도 재정이 어려울 것이란 전제아래 긴축예산을 편성했다"며 "특히 올해부터 출연금이 아닌 민간경상보조금 형태로 지원이 바뀌면서 올 상반기 추경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상당수 사업은 손을 놔야 할 판"이라고 걱정했다.
하지만 경기도는 추경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다.
황성태 도 기획조정실장은 18일 도의회 임시회에서 '경기도 연정예산 추진계획'을 보고하면서 "올들어 현재까지는 부동산거래가 살아나면서 그래도 괜찮다고 판단한다"며 "그러나 5~6월 이후 하반기 상황은 지켜봐야 한다"며 조심스런 입장을 밝혔다.
그는 다만 "남 지사 취임 후 도교육청과 31개 시ㆍ군에 과거 3년동안 상환못한 재정부담금 8318억원을, 작년 9월 3222억원, 작년 11월 2056억원, 올해 3040억원 등 모두 편성해 지급했다"며 "(경기도의 재정관련)체력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황 실장의 발언 이후 일부에서는 재정이 견실해진 만큼 경기도가 지역경제 활성화와 서민생활 안정 등을 위해 상반기 추경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면 1조300억원에 달하는 '누리과정' 예산부담으로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는 경기교육청은 올 상반기 5023억원의 추경을 편성했다. 도교육청은 이 예산을 초등학교 화장실 개보수 등 긴급한 사업에 투입할 계획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경기교육 재정 상황이 어렵지만, 상반기 추경을 편성하기로 하고 18일 임시회에 추경안을 냈다"고 밝혔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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